印 외교, 야권 지도자에 "중국대사에게 수업 받아" 직격

인도 정부가 최근 발표된 국제언론감시 단체 국경없는기자회(RSF)의 세계 언론자유지수 보고서 내용에 발끈하고 나섰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RSF가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년 세계 언론자유지수' 보고서에 인도의 올해 언론자유가 지난해 150위에서 11단계 낮은 161위로 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인도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8일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이 전날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의 외교정책에 관한 대화형 세션에서 자국의 언론자유지수 하락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아프간보다 낮다고?"…인도, RSF 언론자유 순위에 '발끈'
자이샨카르 장관은 "(인도의 언론자유) 순위를 보고 놀랐다.

나는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통제할 수 없는 언론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인도의 이런 상황을) 완전히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2021년 8월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이 152위에 오른 것을 두고 "아프가니스탄 (언론)이 우리보다 더 자유롭다.

당신은 상상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묻고 아프가니스탄의 민주주의 지수, 자유 지수, 종교적 자유 지수, 언론자유 지수를 보면 RSF의 아프간 언론자유 순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언론자유지수를 '심리 게임'(mind games)이라고 몰아붙이며 지수 평가가 좋아하지 않는 국가는 깎아내리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RSF에 불만을 표출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내년 총선을 앞둔 인도 야권의 핵심 지도자 라훌 간디 인도국민회의(INC) 전 대표도 겨냥했다.

그는 간디 전 대표가 모디 정부의 대(對) 중국 관계를 비판하는 것을 두고 간디 전 대표가 인도 주재 중국 대사에게 중국에 관한 수업을 받고 있다고 직격했다.

간디 전 대표가 중국 입장에서 모디 정부의 대중국 관계 정책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자이샨카르 장관이 언급한 중국 대사가 현재 인도 주재 중국대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마자(Ma Jia)를 지칭하는지, 아니면 그의 전임 쑨웨이둥(2019년 7월~2022년 10월)을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아프간보다 낮다고?"…인도, RSF 언론자유 순위에 '발끈'
자이샨카르 장관은 도클람 위기 사태 때 간디가 중국 대사를 만난 점도 지적했다.

도클람 위기란 인도군이 2017년 6월 18일 두 대의 불도저를 몰고 중국·부탄·인도 삼중 접경지역인 도클람으로 들어가 중국군의 도로 건설을 저지하려고 대치하다가 같은해 8월 28일 중국군과 함께 철수한 일을 말한다.

당시 간디는 모디 정부가 새 영토를 중국의 '살라미 전술'(소시지를 조금씩 자르는 것과 같은 전술)에 잃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도클람 위기 당시 주인도 중국대사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당시 중국 대사는 뤄자오후이(2016년 9월~2019년 5월)였다.

간디는 2004년 5월부터 맡아오던 연방하원 의원직을 지난 3월 23일 상실했다.

2019년 총선 유세 발언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이날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2017년 12월부터 2019년 8월까지 INC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