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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세기리텍 품은 케이피에스…폐배터리 관련주로 부각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주가에 일부만 반영 분석

상대적으로 덜 오른 주가에 저평가 매력도
자회사, IPO와 합병안 두고 고심…합병시 주가에 긍정적
4년 연속 영업적자 기록했으나, 올해 흑자 전환 전망
사진=한경 DB
사진=한경 DB
케이피에스에 대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업체이자 100% 자회사인 세기리텍과의 합병 가능성이 나오면서죠. 케이피에스는 세기리텍의 기업공개(IPO) 방안 외에도 합병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케이피에스가 추후 세기리텍과의 합병을 추진할 경우 폐배터리 성장성과 함께 상대적으로 덜 오른 주가는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지난 2월 말 케이피에스는 세기리텍 지분 100%와 경영권을 276억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세기리텍은 비철금속 제련 등을 주사업 목적으로 2010년 설립된 기업이죠. 폐배터리와 폐납을 재활용한 다음 자동차산업 필수품인 배터리 주원료(연괴)를 생산해 국내외 유명 배터리제조사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세기리텍은 지난해 매출액 865억원, 영업이익 58억원, 순이익 4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 231% 증가했죠.

시장에서는 최근 폐배터리 테마가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급등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투자자들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었던 폐배터리 관련주를 찾고 있습니다. 주도주의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후 조정국면에 들어가는 추세인 만큼 폐배터리 테마로 수급이 흩어지는 일명 키 맞추기 흐름을 보일 것이란 이유에서죠.

합병 방안도 검토中

케이피에스 주가는 세기리텍 인수 공시 직후 5%가량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2월27일 종가 7800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현재 1만270원에 거래 중입니다. 실적에 따라 상승률 차이도 있겠으나 올 들어 급등한 코스모화학(210%), 성일하이텍(40%) 등 대표 폐배터리 관련주와 비교했을 때 케이피에스의 주가 상승 폭은 높지 않습니다.

증권가에선 케이피에스 주가에 폐배터리 사업 가치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단 분석이 나옵니다. 바로 세기리텍의 기업공개(IPO) 가능성 때문이죠. 케이피에스는 세기리텍 인수 초기에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내놨습니다. 김하용 케이피에스 대표는 자회사 세기리텍을 리튬 폐배터리 재활용업체로 덩치를 키워 IPO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죠.

만약 IPO 과정에서 케이피에스가 보유 중인 세기리텍 주식 일부를 구주매출 방식으로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하거나 신주 발행 방식으로 투자자(공모주 등)를 유치할 경우 세기리텍의 폐배터리 사업 가치는 케이피에스에 포함되지 않고, 외부로 분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기리텍의 폐배터리 사업 가치가 케이피에스에 온전히 반영되기 위해선 '합병'이 필요하단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케이피에스도 내부적으로 합병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케이피에스 관계자는 "IPO 계획 외에도 세기리텍과의 합병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최적의 합병비율, 시기 등을 논의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기리텍은 케이피에스의 100% 완전자회사이므로, 합병으로 방향이 결정될 경우 언제든 이사회 등을 거쳐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켓PRO] 케이피에스 주가 시원찮네…자회사 IPO 이어 합병 논의 중
케이피에스 주주들은 세기리텍의 IPO보단 합병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기리텍 폐배터리 사업이 향후 케이피에스의 주요 캐시카우(cash cow)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케이피에스는 연결 기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2019년 9억원의 영업적자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86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죠.

케이피에스의 주력 사업은 OLED 파인메탈마스크(FMM) 인장기 제조업인데, 디스플레이 업황이 악화되면서 수주 타격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바이오 자회사인 케이피피 역시 진단키트 사업 등이 수익을 내기까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단 분석이 나옵니다.

반면 세기리텍은 2년 연속 40억~5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세기리텍을 품은 케이피에스의 올해 예상 매출액을 전년보다 695.5% 증가한 891억원, 영업이익은 46억원의 흑자 전환을 전망하기도 했죠. 기존 대비 몸집이 7배 불어나는 셈이죠.

실적과 성장성 다 잡아

폐배터리 산업은 사실상 인허가 등 라이센스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엄격한 환경규제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독과점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죠. 해당 사업을 영위하려면 주민동의가 필요한 폐기물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비롯해 통합환경 인허가, 유해화학물질 사용업 허가, 제한물질 수입 허가 등 다수의 환경 관련 인허가를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케이피에스는 세기리텍을 통해 폐배터리 관련 인허가를 모두 보유하고 있죠.

케이피에스는 세기리텍 인수 직후 생산능력(CAPA)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기리텍은 경북 영천에 연간 약 7만톤(t)의 폐배터리 재활용이 가능한 제련용 회전로 2기를 보유 중이죠. 올해 회전로 1기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회전로 건설 인허가엔 약 3년이 소요되는데 세기리텍은 인허가를 이미 받아둔 상태입니다.

회전로 1기가 추가되면 캐파는 10만5000톤으로 확대됩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세기리텍의 매출액이 내년 15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단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마켓PRO] 케이피에스 주가 시원찮네…자회사 IPO 이어 합병 논의 중
또 세기리텍을 통해 삼원계, 리튬인산철(LFP) 등 전기차용 리튬전지 재활용 사업 진출도 계획 중이죠. 세기리텍은 LFP 등 배터리 분리·재생용 소재 추출 등의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기차용 리튬전지 영역에도 사업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김두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케이피에스는 가장 저평가된 폐배터리 기업으로, 현재 폐배터리 파쇄를 비롯해 열처리하는 전처리 공정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향후 리튬 전지 리사이클링 전·후처리 공정 기술 확보에 따른 사업 진출, 세기리텍의 CAPA 확장에 따른 매출 확대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