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초청에 반년만의 대면회담…中 "평화 여정…러·우크라 대화촉진 역할"
러 "다수의 중요 양자문서 서명 예정…국제무대 협력 증진 의논"
시진핑 20~22일 국빈 방러…對러 무기지원·종전방안 논의될까(종합2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17일 밝혔다.

시 주석은 방러 기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이번 러시아 국빈 방문에서 푸틴 대통령과 양국 관계 및 주요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또 이번 국빈 방문이 "양국의 전략적 협력과 실무적 협력을 촉진하고 양국 관계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성명에서 "두 정상은 양국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의 미래 및 전략적 상호 작용과 관련된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국제 무대에서 양국 협력을 증진할 방법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 주석의 이번 방러 기간 양국이 다수의 중요한 양자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0일 시 주석과 화상 회담을 통해 양국의 군사적 협력 강화를 제안하는 한편, 시 주석을 올해 봄 모스크바로 초청했다.

그는 당시 "시 주석의 방문은 양국 관계의 힘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으며, 양국 관계에서 올해의 중심적 행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한 계기에 양자 정상회담을 한 바 있어 6개월 만에 직접 대면한다.

또한 시 주석으로서는 지난 10일 국가주석 및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돼 국가주석 3연임 임기를 시작한 후 첫 외국 방문을 러시아로 하게 됐다.

시 주석이 최고의 예우를 받는 국빈 방문을 하게 된 가운데 미국에 맞선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 협력 강화 방안이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중국의 대러시아 무기 제공 합의 여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속에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의 대러시아 무기 제공 가능성을 잇달아 견제해왔다.

이에 대해 왕 대변인은 "군수품 수출에 대해 중국 측은 항상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취해왔고, 일관되게 법과 규정에 따라 이중 용도 품목의 수출을 통제해왔음을 재차 밝힌다"고 답했다.

그는 또 "동시에 우리는 국제법적 근거 없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승인 없는 일방적 제재와 확대 관할(일국의 법률을 타국에 적용하는 것)에도 반대해 왔다"며 "중국의 입장과 행동은 일관적이며, 일부 국가가 군사 문제에 이중 잣대를 들이대며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불에 기름을 붓는 것과는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 주석이 방러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접촉해 정전 협상 중재 방안을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 매체들은 시 주석이 러시아 방문과 더불어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왕원빈 대변인은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평화의 여정"이라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 문제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고, 화해를 권하고 대화를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