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에 첫 대연정…"제대로 작동하는 베를린시 목표, 교집합 많아"

사상 초유로 치러진 독일의 수도 베를린시 재선거에서 승리한 중도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CDU)이 현 집권당인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과 대연정 구성을 위한 연정 협상을 개시한다.

재선거 베를린시 대연정협상 개시…통일후 첫 여성시장 물러날듯
카이 베그너 독일 기민당 베를린시장 후보는 "기민당 지도부는 사민당과 교집합이 뚜렷하게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나 사민당과 대연정을 꾸리기 위한 연정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의했다"면서 "목표는 베를린을 다시 제대로 작동하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독일 타게스슈피겔 등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앞서 연정 협상을 벌였던 녹색당에 "연정 협상에 감사한다.

협상 결과 새로운 신뢰가 생겼다"면서 녹색당과의 연립정부 구성도 선택지로 남겨놨다.

지난달 12일 치러진 베를린 시의회 재선거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기민당이 가장 많은 28.2%를 득표했고, 사민당과 녹색당이 18.4%로 동률을 차지했다.

2위 사민당과 3위 녹색당 간에는 53표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좌파당은 12.2%, 극우성향의 독일을위한대안(AfD)은 9.1%를 얻었고,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은 4.6%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기민당은 내주부터 대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에 본격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주 초 작업그룹을 구성해 협의한 뒤 양측의 수뇌부가 회동한다는 계획이다.

재선거 베를린시 대연정협상 개시…통일후 첫 여성시장 물러날듯
한편, 동서독 통일 이후 첫 여성 베를린시장인 사민당 소속 현직 프란치스카 기파이 시장은 선거 결과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기민당과 연정 협상을 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에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했던 녹색당이나 좌파당보다 기민당과 교집합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작동하는 베를린시, 주택건설, 질서와 안전 등이 그 사례라고 기파이 시장은 설명했다.

기존 연립정부로는 진정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기파이 시장은 대연정이 현실화하면 시장직에서 물러나 베를린시정부 상임위원으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베를린시에서 기민당과 사민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대연정이 꾸려진다면 이는 2001년 이전 대연정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 된다.

당시 기민당 소속 에버하르트 티프겐 시장이 이끌었던 대연정은 베를린시 은행 스캔들이 터지면서 끝났다.

당시 베를린시가 소유한 은행이 도산하면서 베를린시는 이후 수십억 유로의 재정적자를 감당해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