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해역 파도 높아져 인양 난항…수색도 차질 우려
청보호 조난신고장치 작동 안 해…휴대전화로만 신고
전복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된 '청보호'(24t·인천 선적) 선체 수색과 인양 작업이 파도가 높아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사고 당시 조난신고가 선박의 비상 장치가 아닌 휴대전화로만 이뤄진 사실이 드러나 그 경위에 대해서도 해경이 조사할 방침이다.

김해철 목포해양경찰서장은 7일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해역의 유속이 빨라지고 너울성 파도 등으로 인양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 서장은 "원활한 인양을 위해 이날 새벽 청보호를 사고 지점에서 남동쪽 10해리(약 18km) 떨어진 대허사도 인근으로 옮겼다"며 "오전 9시부터 선체 내부 수색과 고박 작업을 하는데 파고가 전날보다 다소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해역은 이날 바람이 초속 8∼10m로 불고 바다의 물결은 1∼2m로 일고 있으며 수온은 영상 7∼8도를 기록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부터는 바람이 더 강하게 불고 모레는 저기압이 남쪽으로 통과하면서 파고가 2.5m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중 수색은 선내에 통발 어구, 로프, 이불 등이 잔해물이 많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해상 수색은 사고 해역 주변 동·서 24해리(44.4km), 남·북 30해리(55.5km) 해역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이날부터는 동·서·남·북 방향으로 수색 구역을 3해리씩 확대했다.

김 서장은 "이날 인양 준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오후 기상과 선내 실종자 수색 상황 등을 고려해 선체를 인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체 인양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해양교통안전공단 등과 합동 감식을 벌여 파공 여부, 과적 가능성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청보호 조난신고장치 작동 안 해…휴대전화로만 신고
전복 사고와 관련해 선주와 선박 건조업체 관계자 등도 조사 대상이 된다.

청보호가 지난해 4월 진수한 뒤 1년도 안 돼 3차례 검사와 한차례 도색 정비를 한 데 대해해경은 최초 건조 과정 검사, 승선원 추가를 위한 검사, 통신기 신규 설치에 따른 검사였다고설명했다.

도색은 따개비가 많이 붙어 지난해 말 이를 제거하고 한 작업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특히 사고 당시 조난 신고가 비상시 선박에서 사용하는 버튼방식 장치가 아닌 휴대전화 신고만 들어온 경위도 조사할 방침이다.

어선법상 모든 선박은 위치발신장치인 V-PASS, AIS, VHF-DSC 중 한 가지 이상을 작동해야 하는데 당시 청보호는 AIS는 켜져 있었으나 VHF의 SOS 버튼 방식의 조난신고는 하지 않았다.

구명뗏목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조사할 예정이다.

청보호는 지난 4일 오후 11시 19분께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전복됐다.

승선원 12명 중 3명은 인근을 지나던 화물선에 의해 구조됐다.

5명은 지난 6일 선내에서 숨진 채 수습됐으며 4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