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 업무 정상화 등 논의…러 "죄수교환 대화 계속할 것"
미·러, 죄수교환 이튿날 이스탄불서 회담…러 "실무대화일 뿐"
미국과 러시아가 양국 간 죄수 교환이 성사된 이튿날인 9일(현지시간)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 외교 현안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타스,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양국이 비자, 대사관 인력 직급, 양국 해외 기관 간 업무를 비롯해 까다로운 주제들을 다뤘다고 전했다.

이후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 클럽에 참석해 이번 회담 사실을 확인한 뒤 "양국 관계에서 문제점들을 논의하기 위한 정기적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미국이 러시아 시민에 대해 중단한 비자 서비스를 재개하는 등 양국 간 영사 비자 업무를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미국이 한때 공석이었던 모스크바 대사관 내 비자 발급 직원들을 충원하고도 정치적 이유로 관련 서비스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 개선의 단계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이번 회담은 양국이 주요 주제에 대한 접촉을 재개한다는 신호가 아니다"라며 "이는 실무적 회담"이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앞으로 상황이 변하더라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면서, 미국이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격하하거나 러시아 외교관을 추가로 추방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번 죄수 교환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단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이날 오전 크렘린궁이 부정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 해병대원 출신의 기업 보안 책임자 폴 휠런의 석방 문제와 관련해서는 협상에 열린 태도를 보였다.

그는 "러시아와 미국은 죄수 교환에 대해 다른 중재자 없이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과 러시아는 러시아에 수감 중인 미국 여자 프로농구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미국에 수감 중인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를 석방하는 죄수 교환을 성사했다.

미국은 그라이너와 함께 휠런의 석방도 추진했으나, 이번 교환 대상에 포함하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