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귀국후 인터뷰…"수감중 러시아 혐오 안 겪어"
석방된 러 무기상 "서방, 소련 해체 마무리 위해 러 붕괴 추진"
미국 여자 프로농구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죄수 교환을 통해 석방된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가 9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매체와 인터뷰에서 서방이 러시아 붕괴를 추진한다고 비난했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부트는 이날 러시아 국영 방송 RT와 인터뷰에서 "서방은 소비에트연방이 붕괴하기 시작한 1990년대에 우리를 끝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이제 다시 우리를 붕괴시키고 러시아를 분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부트는 미국 내 수감 생활에 대해선 나쁜 평가를 하지 않았다.

그는 "수감자나 간수들로부터 러시아 혐오에 직면하지 않았다"며 "기본적으로 대부분 수감자가 러시아에 대해 동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석방 후 귀국한 소감으로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라고 밝혔다.

부트의 아내는 "지금 부트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완전히 고갈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3년 전 딸과 함께 그를 만나기 위해 한 달간 미국에서 지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 그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며 "그 동안 우리는 서로 보지 못한 채 전화로만 연락해왔다"고 말했다.

부트는 아프가니스탄과 아프리카 등 분쟁지역의 무기 밀매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로 '죽음의 상인'으로 불린다.

그는 수백만 달러 상당의 무기를 불법적으로 판매한 혐의로 2012년 미국에서 25년의 징역을 선고받고 수감됐으며, 전날 러시아와 미국의 죄수교환 합의에 따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공항을 거쳐 러시아로 돌아왔다.

미국은 부트를 석방한 대신 러시아에 대마초를 갖고 입국하려다 적발돼 징역 9년을 선고받고 러시아 감옥에 숙감된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돌려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