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그림 가려내는 감정의 세계…신간 '미술품 감정과 위작'
유명 화가에게는 항상 가짜 그림(위작·僞作)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어쩌면 위작은 유명 작가와 고가 작품에 따라다니는 숙명 같은 존재로도 볼 수 있지만 이는 작품을 사는 사람과 판매자, 그리고 작가 모두에게 상처와 피해를 주고 미술계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된다.

신간 '미술품 감정과 위작'(아트북스)은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위작을 가려내는 감정의 세계를 소개하는 책이다.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서 감정위원으로 활동하며 40년간 감정을 해 온 송향선 가람화랑 대표가 한국에서 가장 위작이 많다는 박수근과 이중섭, 김환기 작품에서 실제 감정 사례를 도판으로 보여주며 기준이 되는 진작(진짜 작품)과 비교해 왜 감정 대상을 위작으로 판명했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미술품 감정은 대상을 척 보고 바로 진작과 가짜를 구분할 수 있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저자는 감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준작이 되는 작가의 작품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전작 도록(카탈로그 레조네) 같은 자료들이 많이 축적돼 진위를 가려내는데 중요한 기준을 제시해준다.

소장 경위와 출처에 대한 정보도 중요하다.

그러나 도록이나 카탈로그를 보고 그린 위작도 많은 만큼 도록에 실렸다고 해서 무조건 진짜라고 여기는 것은 금물이다.

저자는 위작을 판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지름길은 해당 작가의 작품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특징을 파악하며 많이 보는 것뿐이라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감정기구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작가 연구 등 구체적인 경험을 쌓으며 지속해서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작품 구매자에게는 위작을 피하는 방법으로 제대로 된 유통시스템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터무니없게 싸게 나온다거나 출처가 애매한 그림은 함정일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432쪽. 4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