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동네에서 작은 소아과를 운영하는 남편과 4세 딸을 둔 A씨는 전날 인터넷에 '의사 집은 응급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A씨 남편은 소아과 의사다. 한 주민이 A씨 남편의 소아과에 방문했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됐고 동네에는 A씨의 남편이 소아과 의사라는 이야기가 소문났다.
이후부터 일부 주민이 A씨에게 시도때도없이 연락해 "영양제는 뭘 먹여야 하냐", "아픈데 어떻게 해야 하냐", "한밤중 아픈데 응급실 가야 하는 거냐", "치아가 아픈데 어떡하냐" 등의 연락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한 주민이 아파트 단체 대화방에 "○동 ○호 ○○아버님이 소아과 의사시니 저희 아파트 어린이 주치의 해주시는 거 어떠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 때문에 A씨 남편이 소아과 의사라는 사실이 퍼졌다.
결국 A씨 남편은 아이가 아플 때 대응 방법, 어떤 병원에 가야 하는지 등을 안내문으로 만들어 공유해줬다. 동시에 퇴근 후엔 진료를 보지 않으니 개인적 연락은 삼가달라고 요청한 뒤 A씨 남편은 대화방을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은 아파트 내 소식을 듣기 위해 단체 대화방에 남아있던 A씨에게 질문을 계속했다. A씨가 "모른다"고 일관하자 일부는 늦은 밤에도 A씨의 집을 직접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남편이 병원에서 가운입고 있을 때나 의사지, 퇴근하고 집에서 밥 먹고 쉬고 잘 때도 의사는 아니지 않냐. 우리 집이 응급실도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