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2014년 '일당 5억원' 황제 노역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던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채권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8일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허 전 회장이 차명으로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그룹 계열사들의 채권을 저가에 넘긴 뒤 이를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1400억원대 채권을 확보한 정황이 포착됐다.

문제의 페이퍼컴퍼니는 2009년 9월 설립된 A홀딩스로, 이 회사는 부실채권(NPL 채권)을 인수한 뒤 회수 및 양도하는 일을 주 사업목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재계 순위 52위에 오르기도 한 대주그룹은 2007년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면서 위기가 찾아왔고, 결국 2010년 10월 부도 처리됐다.

이 무렵 허 전 회장은 수백억원대 횡령 및 조세 포탈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으며, 항소심 직후인 2010년 1월 뉴질랜드로 도피했다가 2014년 3월 귀국했다.

횡령 및 조세 포탈 혐의와 관련해 부과된 벌금 254억원을 노역형으로 대신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허 전 회장의 노역이 하루에 벌금 5억원씩 탕감하는 조건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황제 노역'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들의 공분이 거세지자 검찰은 노역형을 중지하고 벌금 납부로 전환했고, 허 전 회장은 254억원의 벌금을 완납한 뒤 2015년 7월 임시여권을 발급받아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한편, 허 전 회장은 현재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최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