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릭스는 RNA 간섭 플랫폼을 적용한 비대흉터 치료제(OLX101A) 미국 임상 2상 환자 등록을 마쳤다고 2일 밝혔다. 2020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승인을 받은 지 1년7개월여 만이다.

올릭스는 미국 5개 병원에서 총 2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OLX101A 투여군에는 흉터 재건술 이후 2주에 한 번씩 3개월간 총 6번을 투여하게 된다. 피하주사 방식이다.

임상에서는 마지막 투여 이후 9개월 효과를 추적 관찰하게 된다. 첫 환자 투약이 작년 9월이었던 만큼 올 하반기에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상 동물모델에서는 섬유화 억제 효능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올릭스는 올 연말께면 미국 임상 2상 마지막 환자까지 투여가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임상 2상은 휴젤이, 미국 임상 2상은 올릭스가 직접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FDA 임상 승인 후 후속 작업과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며 "연말, 늦어도 내년 초면 약물의 전반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비대흉터(hypertrophic scar)는 외과 수술이나 사고로 인해 피부 안쪽 진피층이 손상되는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흉터다.

진피층이 손상돼 콜라겐 과다 증식할 경우 생기는 비대흉터가 있고, 피부 섬유화 조직이 종양처럼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켈로이드(keloid)성 비대흉터도 있다.

외과수술 환자의 39~68%에 비대흉터가 생긴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63억2000만 달러 규모인 글로벌 비대흉터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5년 101억6000만 달러로 전망된다. 연평균 9.9%의 성장률이다.

스테로이드성 주사나, 물리적인 압박 요법, 실리콘 시트 등이 쓰이지만 부작용과 재발 가능성이 크다. 외과적 수술 방법도 있지만 절반 이상이 재발된다.

올릭스의 OLX101A는 RNA 간섭(RNAi) 플랫폼을 적용해 결합조직 생성인자(CTGF)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 물질이다. CTGF는 섬유화를 촉진시키는 주요 인자로 알려져 있다.

올릭스는 “비대흉터의 근본적인 발병 원인을 다루는 표준 치료제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CTGF가 완전히 새로운 타깃은 아니다.

2011년 화이자에 인수된 미국 엑스칼라이드 파마슈티컬스는 'EXC 001'이라는 이름으로 비대흉터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 2상까지 마쳤다. 하지만 이후 후속 개발은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EXC 001은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로 CTGF 발현을 억제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미국의 피오파마슈티컬스(옛 RXi파마슈티컬스)도 올릭스와 같은 RNA 간섭 방식으로 CTGF를 억제하는 치료제 'RXi-109'를 개발했다. 이 회사도 임상 2상까지 마쳤지만 후속 개발은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