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후원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리브(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출전키로 결심한데 따른 후폭풍이다.

미국 ESPN은 2일 "로열 뱅크 캐나다(RBC)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출전하는 존슨과의 후원 계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존슨은 2018년 2월부터 RBC와 후원 계약을 유지해왔다. RBC는 이날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와의 후원 계약도 해지하기로 했다. 그 역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LIV 리그 첫 대회는 9일부터 사흘간 영국 런던 센트리온 클럽에서 열린다. 개막전 총상금 2000만 달러, 우승 상금 400만 달러를 내거는 등 막강한 자본력으로 미국과 유럽투어 선수들에게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컷탈락이 없어 최하위를 기록해도 12만달러(약 1억5300만원)를 벌 수 있다.

전날 공개된 명단에는 존슨을 비롯해 루이 우스트이젠(20위), 케빈 나(33위), 테일러 구치(35위), 세르히오 가르시아, 이언 폴터 등이 포함돼있다. 이중 존슨이 가장 간판스타로 꼽힌다. 오랜 기간 세계랭킹 1위를 유지했고 PGA투어 통산 24승, 메이저대회를 2차례나 차지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지난 2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전념하겠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이를 넉달만에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LIV 리그 출전명단이 공개된 후 존슨은 "PGA투어에서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함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새로운 리그의 제안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스스로와 가족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내렸다"고 말했다.

LIV리그 참가 시 '제명'까지 예고했던 PGA투어는 강경 대응에 나설 태세다. 제이 모너한 PGA투어 커미셔너는 이날 "양쪽 리그에서 모두 뛰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사우디 골프리그에 참가하는 PGA투어 회원들은 징계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LIV 리그 개막전 바로 다음 주에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을 개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도 "LIV 리그에 나간 선수들의 출전 자격에 대해 개별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SPN은 존슨의 공과 클럽 후원사 테일러메이드 측에 계약 유지 여부에 관해 물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