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화학은 페인트 원료인 에폭시수지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65%에 달하는 업체로 숨은 알짜기업으로 통한다. 작년 조선업계 선박 건조가 급증하면서 페인트 수요도 늘자 이 회사 영업이익은 네 배 이상 불었다. ‘슈퍼개미’가 최근 이 회사 보유 주식 규모를 늘리면서 주가 상승 기대도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수주 늘자…국도화학, 영업이익 4배 '껑충'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도화학의 작년 영업이익은 204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20년(460억원)과 비교해 34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5771억원으로 34% 늘었다. 이 회사 실적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4165억원, 영업이익은 355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34%, 35% 늘었다.

1972년 출범한 국도화학은 에폭시수지 ‘한 우물’만 팠다. 지난해 기준 에폭시 시장 점유율은 65%로, 후발주자인 금호피앤비화학(29%)과 헥시온코리아(2%) 등을 큰 격차로 앞질렀다. 세계 시장으로 넓혀봐도 미국 화학업체인 올린에 이어 점유율 2위다.

에폭시 가격이 지난해에 큰 폭으로 뜀박질하자 이 회사 실적도 큰 폭으로 좋아졌다. 에폭시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BPA) 가격을 뺀 ‘에폭시 마진’은 2020년 평균 t당 935.7달러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1538.6달러로 치솟았다. 올해 3월 평균은 2016.5달러로 급등했다. 에폭시는 선박 파이프라인 코팅재와 바닥재용 페인트에 들어간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 다섯 곳의 작년 수주액은 590억달러로 전년 대비 111.4% 늘어나면서 향후 에폭시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압도적 사업 역량과 불어나는 실적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 9월 10일 장중 9만26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날 주가는 500원(0.89%) 오른 5만6900원에 마감했다. 작년 최고가 대비 38.5% 떨어졌다. 이 회사 주가수익비율(PER)은 2.69배로 업계 평균(10.87배)을 크게 밑돈다.

저평가된 이 회사 주식을 주목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부품업체인 손동준 동일기연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지난달 25일 국도화학 지분을 4.92%에서 5.07%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