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대규모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를 시작한다. 자연감염자 규모를 확인해 방역정책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새 정부가 과학방역의 일환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조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브리핑에서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지역사회의 정확한 자연감염자 규모 확인 및 유행 위험 평가를 위해 분기별 1만 명씩 대규모 항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대상자는 전국 17개 시도의 만 5세 이상 국민 중 지역·연령·유병률 등을 고려한 통계적 표본 추출을 통해 선정한다.

첫 조사는 이달 시작한다. 다음달 초부터 검체 채취와 분석을 진행한다. 결과는 이르면 다음달 말께 나온다. 하반기에도 분기마다 두 차례 1만 명씩 항체양성률을 조사하기로 했다. 채혈된 혈청에서 코로나19 항체를 검출해 자연감염으로 생긴 항체인지, 백신 접종으로 생긴 항체인지 가려내 양성률을 확인한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항체조사로 자연감염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항체가 얼마나 유지되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며 “이번 항체양성률 조사는 향후 백신 접종 정책과 유행 예측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이 가장 최근에 실시한 항체양성률 조사는 지난해 말 989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당시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은 1.2%였다. 이후 오미크론이 유행하며 감염자가 급증한 만큼 이번 조사에서는 항체양성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방역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오미크론 세부계통 BA.2.12.1이 국내에서 13건 검출됐다. 방대본은 이날 오미크론 BA.2.12.1의 해외 유입 11건과 국내 감염 2건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BA.2.12.1의 국내 감염 사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