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Trust Fund Baby)'를 통해 Z세대의 마음을 읽는 가사로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지난 9일 미니 4집 '미니소드 2: 써스데이즈 차일드(minisode 2: Thursday's Child)'로 컴백해 첫 주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들은 '흑화'한 다섯 소년으로 변한 타이틀곡 '굿 보이 곤 배드(Good Boy Gone Bad)'와 함께 커플링곡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감미로운 음색과 이에 대비되는 냉소적이고, 솔직하고, 직관적인 가사가 조화를 이뤄 몰입감을 높였다.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가 주목받은 이유에는 곡 무드와 가사의 대비가 주는 매력만 있는 것이 아니다. '$ sign' 가사에 주목하면 이 곡이 전하는 이야기에 더 깊이 빠질 수 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전작 '루저 러버(LO$ER=LO♡ER)'에서 세상의 시선으로는 비록 '루저'처럼 보일지라도 유일한 세계이자 구원자인 '너'에게는 서로를 구원하는 '러버'가 되고 싶은 소년의 마음을 표현한 바 있다.

반면,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는 돈만 있으면 현실에서 벗어나 사랑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실패를 경험한 소년의 이야기를 전한다. 곡의 화자인 소년이, 자신과는 달리 꿈과 사랑을 모두 지키는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금수저)'를 보며 느낀 박탈감과 체념, 세상을 향한 냉소가 날카로운 가사에 투영됐다.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루저 러버' 뮤직비디오에서 ATM에서 우연히 발견한 돈뭉치(Hunnit bands)를 훔치는 등 부당한 현실 속에 각자의 방법으로 빌어먹을 세상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 주었던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이지만, 사랑을 위해 훔친 돈뭉치는 오히려 비참함을 남겼고, '돈 없으면 사랑도 하지 못하는 세상'을 마주했다.

'루저 러버'에서 "Lover with a $ dollar sign"을 외쳤던 소년은 현실을 직시한 후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에서는 "Lover with no $ dollar sign"이라 말하며 심경의 변화를 직설적으로 토로했다.

앞서 '미니소드2: 써스데이즈 차일드'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또래 친구들이 들었을 때 가장 공감할 만한 곡'으로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를 만장일치로 꼽을 만큼 "이 곡의 테마를 들었을 때 평소 공감했던 부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멤버들은 '그들의 삶 속엔 없는 game over' 가사와 관련해 "게임을 하다 영감을 얻었다. 기본 캐릭터로는 캐시로 구매한 캐릭터를 이기기 어렵고, 또 게임할 수 있는 기회조차 캐시로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영감을 얻어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세대가 우리 노래를 듣고 공감하면 좋겠지만, 특히 현실의 벽에서 막막함을 느끼는 또래분들이 위안을 많이 얻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에 많은 이들이 반응하며 새로운 'Z세대 공감송'이 완성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