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중인 해금강호텔서 1.8㎞…NK뉴스 "투숙 건물 폭파한듯"
"북한, 금강산 아난티 골프 리조트도 철거 시작"
북한이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인 아난티 골프장을 철거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고 11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랩스'가 지난 9∼10일 찍은 사진을 분석해 약 7천500만달러(약925억원)를 투입해 조성한 금강산 관광지구 내 '금강산 아난티 골프 & 온천 리조트'의 철거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매체는 사진에 투숙용 건물 10개가 부분 철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잡혔다며 북한이 폭파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리조트 입구에 있는 클럽하우스 건물은 아직 온전한 상태라고 NK뉴스는 덧붙였다.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있는 이 시설은 2004년 12월에 착공해 2008년 5월에 개장했다.

국내 전문 리조트호텔 아난티는 북한이 현대아산에 임대한 대지 168만5천㎡(51만 평)를 50년간 재임대해 18홀 규모의 골프 코스와 리조트 건물 등을 만들었다.

그러나 2개월 뒤 박왕자씨 피격사건을 계기로 관광이 중단되고 나서는 다시 문을 열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현대 아산이 금강산에서 운영해온 해금강호텔이 철거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통일부는 지난 8일 북한이 해금강호텔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인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도 "다른 시설의 해체 동향은 아직 파악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해금강호텔과 아난티 리조트는 1.8㎞ 떨어져 있다.

박왕자씨 피격 사건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자 북한은 해금강호텔을 포함해 금강산관광지구 내 민간 시설들을 2010년 4월 '동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10월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뒤 북한은 그해 12월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2020년 2월까지 금강산의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남측은 대면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응하지 않았고, 이후 북한이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 위험을 방지하고자 시설 철거를 연기한다는 통보문을 보내오며 현재까지 협의는 중단된 상태였다.

한편, 아난티 그룹의 이중명 회장은 대한골프협회 회장 취임 직후인 작년 1월 금강산 아난티 골프장에서 2025년 세계 아마추어 팀선수권대회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 금강산 아난티 골프 리조트도 철거 시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