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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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장폐지 갈림길에 선 오스템임플란트와 쌍용차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장에선 횡령·배임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오스템임플란트가 기사회생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쌍용차는 상장폐지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매각이 무산되면서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이날 2000억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기심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의 1심격으로, 오스템임플란트를 놓고 상장유지 또는 개선기간(1년 이내)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거래소가 거래재개를 결정할 경우 다음날인 30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오스템임플란트, 거래재개 가능성은?

시장에선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폐지를 면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무 안정성과 영업의 지속성을 판단하기 위한 경영 지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오면서다. 오스템임플란트 외부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이 2021년 감사보고서 재무제표에 적정의견을 냈다.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이 나오면 상폐사유에 해당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를 면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에 따른 손실을 반영하고도 지난해 32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연결기준 작년 한 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247억원과 1436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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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오스템임플란트 경영진의 횡령 연루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는 점도 심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횡령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오스템임플란트 최규옥 회장과 엄태관 대표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처분을 했다.

쌍용차, 시장에서 퇴출되나…불안한 개미들

쌍용차는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 대금 잔금을 기한까지 납입하지 않으면서다. 만약 새 주인을 찾지 못해 회생계획안이 법원으로부터 인가를 받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거래소는 지난해 쌍용차가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 승인을 받으면서 올해 4월14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하지만 전날 개선기간 종료가 한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인수·합병(M&A) 계약이 무산됐다.

쌍용차 측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오는 4월1일로 예정된 관계인 집회 기일로부터 5영업일 전까지인 지난 25일 예치해야 할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M&A 투자 계약에 의거해 매각 계약은 자동 해제됐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가고,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없는 상황에서 결국 법정관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될 수도 있다.
상폐 기로 선 오스템·쌍용차 '운명의 날' 온다
쌍용차는 작년 1월 자본잠식 사실 확인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3월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이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일 경우나 최근 사업연도 사업보고서상 자본금 전액 잠식이면 상폐된다.

이번 감사보고서에서도 의견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본잠식 해소와 재감사를 통한 적정의견 획득에 실패하면 상장폐지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이다. 상폐 기로에 놓인 해당 기업들에 투자한 소액주주의 숫자는 9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는 4만8381명, 같은해 3분기 말 기준 쌍용차 소액주주는 4만2964명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감사의견 거절'은 해당 기업들이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구제되는 경우가 드물어 사실상 퇴출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최근 오스템임플란트와 쌍용차가 처한 환경이 뒤바뀌면서 소액주주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