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비리비리 사이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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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반발로 중국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발동한 2016년 이후 6년 만에 중국 내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한국 드라마가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중 수교 30주년이자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한한령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높아지며 한국 드라마, 게임 관련 주들이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Bilibili)는 최근 한국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인현왕후의 남자', '또 오해영'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상이 공개된 후 많이 본 드라마 순위 1, 2, 3위에 올랐으며 지난 18일 기준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3위, '인현왕후의 남자'는 7위에 올라가 있다.

특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경우 804만 뷰를 기록했으며 현지 시청자들에게 9.6점의 별점을 받았다.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줄거리가 매력적이며 인간군상에 대한 깊이가 있고 유머러스해서 사람의 마음을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 "한국 드라마 오랜만에 봤는데 참 혁신적인 작품이다", "주인공 캐릭터뿐만 아니라 조연 캐릭터도 하나하나 모두 빛나고 있어 감동적이고 놀랐다", "등장인물들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한국 드라마 중 톱이 아닌지" 등의 글을 남기며 호평했다.

중국 3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중 하나인 아이치이도 손예진, 정해인 주연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방영을 시작했다.

앞서 1월 ‘사임당 빛의 일기’는 사드 사태 이후 6년 만에 한국 드라마 중 처음으로후난(湖南)성의 후난미디어그룹 산하 후난위러(호남오락)와 온라인 플랫폼인 ‘망고TV’에서 동시에 방영됐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한국 게임개발사 펄어비스의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도 올 상반기 중국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게임회사 텐센트는 이 게임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 참가자를 모집, 출시 전 테스트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앱스토어에 표기된 게임 예상 출시일은 다음 달 27일이며 지난해 6월 먼저 중국 정부로부터 발급받는 판호를 받았다.

콘텐츠뿐만 아니라 오는 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한 해외 입국자 격리가 면제됨에 따라 국내 여행사들도 중국 단체 관광 유치에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한령' 이후 한류 드라마가 중국 광전총국(광총)의 심의를 통과한 적은 거의 없었기에 한한령 빗장이 열리고 있는 건 아닌지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드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한령 해제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지난 17일 "최근 5편의 한국 드라마, 영화가 중국서 방영되며 양국 문화교류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드 공약 이행 여부와 관련해 "윤 당선인의 공약이 이런 흐름을 잠재적으로 방해할 수 있는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