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핵무기 침공 또는 위협 상황시 '안보 보장' 이례적 약속
"중·러 긴장상황 반영"…러 침공에 중 정책기조 혼란 관측
[우크라 침공] 中, 2013년 우크라에 '핵공격시 보호' 약속 주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13년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했던 안보 보장 약속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핵 공격 있을 경우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은 핵 없는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위협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이용한 침공 위협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상응하는 안보 보장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영국, 러시아 등 핵 보유국이 우크라이나에 핵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 제안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었고, 이에 전문가들조차도 의아해 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핵 위협'까지 거론하면서 중국의 정책 기조는 더욱 혼란스러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전례가 없는 듯한 당시 중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약속은 새로 취임한 지도자 시 주석이 기존의 군사협정을 변경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

중국의 유일한 공식적인 동맹은 북한으로 알려져 있는데, 1961년 북한과 맺은 협정은 핵 위협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통신은 이 합의를 두고 '핵우산'의 표현을 써 불안을 야기하기도 했다.

미 군사 분석가 제럴드 C. 브라운은 "우산은 정확하지 않다.

사실이라면 매우 중대한 문제일 것"이라며 핵우산은 미국만의 독특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핵우산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수십 년간 유지해왔고, 외교부 홈페이지에도 "중국은 다른 나라 영토에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고, 다른 나라를 위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러시아가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의 주요 안보 위협이었다는 점에서 중국의 합의는 중국이 이러한 갈등에서 러시아에 맞설 준비가 됐다는 것을 시사하는 듯 보였다고 WSJ는 설명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묘사되지만, 영토 문제나 제3국에서의 영향력을 두고서는 종종 경쟁해왔기 때문이다.

[우크라 침공] 中, 2013년 우크라에 '핵공격시 보호' 약속 주목
미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마일스 유 선임연구원은 이를 두고 중국과 러시아간 긴장을 보여주는 것이며, 러시아와 유럽연합(EU) 외 제3의 대안을 원했던 우크라이나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 항공 엔진과 같은 무기 시스템에 대한 중국의 접근도 공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한인택 제주평화연구원장은 문서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보장은 북한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것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이 협정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고 WSJ는 전했다.

왕원빈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안보 보장은 그 내용에 분명한 제한이 있고, 특정 조건에서 실행된다"며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 긴급한 과제는 모든 당사국이 침착함을 유지하고 자제력을 발휘해 상황을 진정시키고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