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 독보적 기술로 세계가 주목하는 업체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인공신경망(ANN) 특허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퀀텀벤처스코리아에서 140억원을 투자받았다.

"특허 기반 투자·대출 사상 첫 6조 돌파"
우수한 기술에 투자하는 ‘IP(지식재산) 금융’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단비가 되고 있다. 특허청은 IP금융이 지난해 잔액 기준 6조원을 처음 넘어섰다고 22일 발표했다. 신규 집행 규모는 2조5041억원으로 전년(2조640억원)보다 21.3% 늘었다.

IP금융은 기업이 보유한 IP의 가치를 평가해 등급을 매겨 금융투자회사가 대출하거나 보증, 또는 직접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IP직접투자는 유망 IP를 보유한 기업 지분을 사들이거나 모태펀드가 출자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기업인 이뮨네드는 모태펀드를 통해 60억원을 투자받아 인도네시아 유럽 한국 등에서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이 밖에 표준특허 로열티에 기반한 사모 IP 유동화 펀드도 있다. 핵심 특허를 매입해 이를 침해한 기업에 소송을 걸어 배상금으로 수익을 올리는 펀드도 IP직접투자에 포함된다.

지난해 IP금융 잔액 6조90억원 가운데 IP직접투자는 8628억원이다. 신규 투자액은 6088억원으로 전년(2621억원)보다 2.3배 늘었다. 신규 투자액 가운데 절반 이상인 3358억원이 전기자동차, AI 반도체, 바이오기술 특허 보유 기업에 돌아갔다. IP직접투자에 참여한 곳은 69개사로 전년(50개사)보다 38% 증가했다.

IP담보대출은 은행이 직접 IP 가치를 산정해 대출한다. 중소기업 엔켐은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전해액 제조 기술 특허 2건을 바탕으로 은행에서 57억원을 대출받아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IP담보대출 1조508억원을 받은 기업 1390곳 가운데 비우량등급(신용등급 BB+이하) 기업이 77.7%(1080곳)에 달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IP담보대출 금리는 연 2~3%로 평균 4~5%대인 신용대출 금리보다 낮고, 대출액도 신용대출보다 통상 3억원 이상 많아 기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급 은행은 대구은행 경남은행이 새로 합류해 10곳으로 늘었다. 기존엔 국책은행 2곳(산업은행 기업은행)과 농협 신한 우리 하나 국민 부산은행이 참여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