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사진=한경DB
셀트리온. 사진=한경DB
셀트리온신라젠, 오스템임플란트 등 주요 바이오업체들이 악재성 소식들을 연이어 쏟아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이미 바이오산업 자체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증시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4년 만에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왕좌 자리를 내줬다. 상대는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이다. 이튿날인 이날 오전 9시7분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 넘는 하락률을 보이면서 두 회사의 시총 순위는 유지되고 있다.

전일 에코프로비엠은 전일보다 0.74% 오른 43만83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22% 떨어진 6만46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은 10조456억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총보다 308억원 앞섰다. 이달 초만 해도 두 회사의 시총 격차는 2조원에 달했지만 상승과 하락의 모멘텀이 엇갈리며 차이를 좁혀갔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배터리 시장의 성장 속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러다 SK이노베이션과 10조원이 넘는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가에 날개를 달았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청약이 흥행하자 2차전지 산업의 투자심리가 집중되면서 코스닥 시총 1위를 꿰찬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 동안 주가는 132.89% 폭등했다. 작년 1월 당시 에코프로비엠의 6위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다섯 계단이나 뛴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악재를 만났다. 재고자산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셀트리온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와 정례회의 논의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 소식이 재점화된 지난 14일부터 사흘 동안 주가는 무려 19.95% 빠졌다. 전일 장중에는 6만4500원을 기록해 신저가를 새로 썼다.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기관과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받았던 개미들로선 충격이 크다. 에코프로비엠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자리 바뀜으로 바이오주의 부진이 표면화됐기 때문이다. 이달 14일부터 3일간 개인 투자자들은 셀트리온을 1251억원 사들였다. 이 기간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도 673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분식회계 논란'이 당장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만큼 개미들의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주의 수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한때 '국민 바이오주'로 불렸던 신라젠의 상장폐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바이오 산업에 겹악재를 드리운 것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신라젠은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추후 신라젠의 이의제기로 열리는 2차 거래소 심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회사는 결국 정리매매 절차에 돌입한다. 신라젠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소액주주(지분율 1% 미만) 수는 17만4186명이었다.

증권가는 연초부터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을 시작으로 바이오 관련 기업들에 악재가 쏠리며 관련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억눌렸다는 분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스템임플란트 사태로 각종 금융사들이 펀드 판매를 중단하면서 악재의 크기를 키운 상황에서 마찬가지로 코스닥 주요 종목들인 신라젠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악재가 터졌지 않느냐"라며 "셀트리온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우호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당분간 바이오산업의 투심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