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LIG넥스원에 이어 지주사 ㈜LIG에도 1000억원을 잇달아 투자하며 LIG그룹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GI는 최근 LIG의 대주주 지분 일부를 10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완료했다. LIG는 오너 일가의 지분이 90%를 넘는데 강성부 KCGI 대표가 지분 일부를 현금화할 것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KCGI가 지난해 10월 LIG가 보유한 LIG넥스원의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교환사채(EB) 1000억원어치를 인수한 이후 LIG넥스원 주가가 많이 올랐다”며 “LIG그룹과 KCGI가 장기적으로 공동 투자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KCGI의 LIG 투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와도 맞닿아 있다. 방산·군수업체인 LIG넥스원의 인프라 구축 사업 자체가 사회(S) 측면에서의 투자이기도 한 데다 KCGI가 ‘KCGI-LIG 신성장 ESG PEF’를 조성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KCGI 관계자는 “LIG 입장에선 신성장 동력을 찾고 민간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인수합병(M&A)과 ESG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KCGI가 제일 잘하는 게 지배구조 개선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KCGI는 LIG가 보유한 LIG넥스원 주식 189만7658주(지분율 8.6%)를 교환할 수 있는 EB를 인수했다. EB의 주당 교환가액은 1년 만기 EB 49만1980주에 대해선 5만815원으로, 4년 만기 EB 140만5678주에 대해선 5만3355원으로 책정했다. 그 이전에도 KCGI는 LIG넥스원과 5G 통신장비 전문업체인 이노와이어리스에 공동투자하는 등 협업 관계를 이어왔다.

향후 KCGI는 LIG와 공동 투자할 만한 투자처를 발굴하고 LIG넥스원과 연계할 수 있는 기업 M&A를 추진하는 등 다방면에서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