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나희 순정'·'라임크라임'·'핫 블러드' 한날 개봉
함께 성장해가는 남자들…브로맨스 다룬 한국 영화 세 편
다양한 세대에서 펼쳐지는 '브로맨스'를 다룬 한국 영화가 25일 잇따라 관객을 찾는다.

'싸나희 순정'은 서울에서 온 시인 유씨(진석호)가 시골 마을에서 만난 농부 원보(박명훈)와 동거하며 벌어지는 '힐링 무비'다.

1998년 그룹 젝스키스 주연 영화 '세븐틴'을 끝으로 단독 영화를 내놓지 않았던 정병각 감독이 23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대도시에서의 고된 삶에 지친 유씨는 무작정 기차를 탔다가 마가리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어차피 갈 곳도 없었던 터, 우연히 자전거를 얻어탄 인연으로 맘씨 좋은 원보의 집에서 식객 노릇을 하기 시작한다.

아침은 거르면서 술은 잘도 챙겨 마시는 전형적인 도시 남자 유씨를 원보는 살뜰히도 챙긴다.

유씨 역시 점차 원보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한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로 발전한다.

번번이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혀 쓰지 못했던 시도 다시 끼적일 수 있게 된다.

평온한 농촌을 배경으로 영화는 104분간 큰 사건 없이 조용히 전개된다.

도라지 꽃밭, 풀벌레 소리, 왁자지껄한 읍내를 대리 경험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대가 없이 서로를 도와주고 아끼는 마을 주민들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함께 성장해가는 남자들…브로맨스 다룬 한국 영화 세 편
'라임크라임'은 래퍼를 꿈꾸는 10대 소년들의 우정과 성장을 그린 영화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이승환, 유재욱 감독이 중학교 2학년 때 경험을 회상해 만들었다.

다세대 주택에 살며 아버지의 카센터 일을 돕는 송주(이민우)는 '짝퉁' 옷을 팔며 용돈벌이를 하는 불량 학생이다.

그런 송주가 대원외고 입시를 준비하는 모범생 주연(장유상)과 힙합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빠르게 가까워진다.

둘은 라임크라임이라는 팀을 결성하고 무대에 오를 날을 기다리며 맹연습에 들어간다.

그러나 각자의 사정이 생기면서 점차 꿈은 희미해져만 간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던 영화는 음악, 특히 힙합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어깨를 들썩이며 볼 만하다.

실제로 앨범을 낸 적 있는 배우들의 랩 실력도 출중하다.

다만 혐오 표현 가득한 중학생들의 욕설이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다.

'핫 블러드'는 한때 태권도 국가대표를 꿈꿨지만,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20대가 된 세 친구가 주인공이다.

동네 건달 훈(이정현), 택배 기사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 성호(정성호), 곧 입대해야 하는 태영(최제헌)이 지역 재개발과 관련된 사건에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90년대부터 '친구',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해바라기' 등 여러 영화에서 무술감독으로 활약한 신재명 감독이 연출을 맡아 청춘 액션 영화를 완성했다.

함께 성장해가는 남자들…브로맨스 다룬 한국 영화 세 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