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한경 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한경 DB
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대표적 배당주인 증권주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체 매출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중이 낮고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비중이 높은 증권주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주식시장의 거래대금 감소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3.2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0.10%)을 웃돌았다. 개별 종목으로는 미래에셋증권(6.41%), 한국금융지주(4.05%), 삼성증권(2.60%), NH투자증권(3.59%)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증권주의 배당 매력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삼성증권의 기대 배당수익률은 8.7%에 달한다. NH투자증권(기대 배당수익률 7.7%), 한국금융지주(5.8%) 등 다른 증권주의 배당 매력도 크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권주의 주가와 실적이 종목별로 차별화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 매출은 크게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IB △WM으로 구성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마다 각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다르다”며 “내년에는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관련 수익은 감소하고 IB와 WM 부문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주식 거래대금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달(11월 1일~5일)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1조7681억원을 기록했다. 올 1월(26조4778억원)에 비해 55.6% 쪼그라들었다. 지난 1일과 2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10조원 아래로 주저앉기도 했다. 트레이딩 관련 매출은 채권 금리 상승으로 평가손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IB와 WM 부문은 올해와 내년 모두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5대 증권주(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내년 IB, WM 부문 매출이 올해보다 각각 8.5%, 3.9%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올해 기업공개(IPO)가 IB 실적을 견인했다면 내년에는 해외 대체투자 관련 거래가 성장을 이끌 전망”이라며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이 약화되면서 증권사의 랩(Wrap) 상품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전체 매출에서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증권주를 눈여겨보라는 조언이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5대 증권주 가운데 브로커리지 수수료 비중이 가장 낮은 증권사는 한국금융지주(31.2%·내년 예상실적 기준)다. 그 뒤로 NH투자증권(42.6%), 미래에셋증권(48.5%), 삼성증권(50.2%), 키움증권(67.0%) 순으로 나타났다.

유안타증권은 증권업종 최선호주로 중소형사인 한양증권을 꼽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비중이 높은 다른 증권주와 달리 전체 매출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수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내년 감익이 예상되는 타사와 달리 내년에도 연간 영업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