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서 대사 역할 커질 듯…일본대사엔 오바마 비서실장 람 이매뉴얼
바이든, 중국대사에 정통 외교관 번스 전 국무차관 지명(종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주재 미국 대사에 니컬러스 번스 전 국무부 정무차관을 낙점했다.

미중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경험이 풍부한 정통 외교관을 전방 배치, 미중관계 관리에 적극적 역할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본 대사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이 발탁됐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번스 전 차관이 중국 대사로 지명됐다고 전했다.

번스 전 차관은 빌 클린턴 전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변인과 그리스 대사를,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사와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낸 전문 외교관 출신으로 현재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다.

백악관은 번스 전 차관이 정무차관 시절 아프가니스탄과 유엔의 대이란 제재, 북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 정책 등 다양한 이슈를 두고 중국 정부와 협의를 한 경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번스는 북한이 첫 핵실험을 강행한 2006년 10월을 포함, 2005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국무부 '넘버3'인 정무차관을 지내며 제재를 비롯한 대북 대응에 깊이 관여한 인사다.

2006년 11월에는 북핵 문제가 미중 관계의 중심에 있는 문제라며 중국 정부 측에 이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번스 전 차관을 중국 전문가로 보기는 어렵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고문으로 활약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같은 바이든의 측근과 긴밀하게 협력해온 인사라고 전했다.

통신은 그간 중국대사에 정치인 출신이 발탁되던 관행에서 벗어나 노련한 외교관이 지명된 점을 지적하며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국대사의 역할이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독설을 서슴지 않는 강성 이미지로 유명한 이매뉴얼은 2011∼2019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시장을 지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교통장관 물망에 올랐으나 낙점은 받지 못했다.

중국·일본 대사 지명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7개월 만이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 및 일본 대사의 무게감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