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14일(06: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정비 기기 전문 업체 팬스타엔터프라이즈가 부진한 현금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수익 구조를 갖고 있는 데다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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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팬스타엔터프라이즈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2.2%다. 지난해 -8%에서 마이너스 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했다.

2017년만 해도 팬스타엔터프라이즈의 영업이익률은 8%를 웃돌았지만 이후 줄곧 내림세를 걷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 따라 부진한 현금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계열 관련 자금 소요도 이어진 탓이다.

코로나에 꽉 막힌 크루즈, 속 타는 팬스타엔터[김은정의 기업워치]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자동차 정비용 리프트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1991년에 설립돼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2015년 팬스타그룹에 소속된 이후 크루즈 여객, 선박 대여 등 선박 관련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 자동차 정비 기기 부문이 62%, 선박·기타 부문이 38%를 차지하고 있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주력인 자동차 정비용 리프트 시장에선 국내 선두권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30년 업력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인지도와 수출 다각화 등을 통해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정비 기기 시장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경쟁 강도는 높은 편이라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선박 관련 사업에 진출한 뒤 팬스타트리의 하역, 운송주선, 장비임대 등 주요 사업 부문을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그룹의 해운업과 연계해 적극적인 사업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크지 않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확산한 코로나19 영향으로 크루즈 사업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좋은 선박 부문 덕분에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자동차 정비 기기 부문은 중국산 저가 제품 난립과 상위 업체 간 가격 경쟁으로 저조한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의 부정적 여파로 크루즈 여객 사업이 중단되고 이익 기여도가 높은 계열사 대상 선박 대여 사업의 용선료 인하로 2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강교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이익창출능력이 미흡하고 투자는 늘고 있어 당분간 외부 의존적인 현금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선박 투자를 단행하고 계열사 지분 취득을 결정했다. 계열사 팬스타로부터는 부동산도 사들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동차 정비 부문 공장 이전을 위한 부지까지 취득하면서 자금수지 적자가 지속됐다.

이 때문에 부족한 투자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수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포함한 주식연계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올해 인천에 자동차 정비 부문의 공장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노후화된 선박에 대한 유지 보수와 교체 투자 부담도 여전하다. 잠재적인 투자 부담이 꽤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팬스타엔터프라이즈가 유상증자,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 소규모 합병 등을 통해 자본확충을 단행하고 있지만 현금창출능력이 크게 오르내리고 있어 외부 환경이 악화하면 재무구조가 급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 연구원은 "다만 최근 컨테이너 시황 호조로 한일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팬스타그룹의 해운 부문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해운 부문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하면 채권회수를 통해 재무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해운업 성과는 팬스타엔터프라이즈의 신용도 향방에 중요한 관찰 요인"이라며 "정체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정비 기기 부문의 실적 개선 여부도 신용도를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팬스타엔터프라이즈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신용등급으로 투기 등급인 B+를 부여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