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서울 강남까지 연장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사실 정말 되리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 이미 조정을 조금 받은 상태여서 호가도 그리 많이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김포 장기동 A공인 대표)경기 김포에서 부천까지 연결될 예정이던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노선(GTX-D)이 서울 여의도와 용산까지 연장되는 것으로 지난달 29일 결론 나자 김포 부동산 시장에서는 실망의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아파트 매매 호가는 크게 내리지 않고 있다. 서울지하철 5호선의 김포 연장안 등으로 장기적으로는 시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강남 연결 불발됐지만 소폭 조정GTX-D 노선은 강남은 가지 않지만 일부 열차가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지난 다음 GTX-B 노선(인천 송도~경기 남양주 마석) 철로를 통해 용산역까지 가도록 하는 방안으로 추진된다. 김포시에서 원래 바라던 강남을 거쳐 하남까지 가는 안은 사실상 무산됐다.이 같은 발표 이후 김포 아파트 호가는 소폭 내리고 있다. 구래동 한가람마을우미린 전용면적 105㎡의 현재 호가는 5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11월 신고가이던 5억7000만원에 비해 3000만원 낮다. 풍무동 풍무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 역시 지난 3월 7억69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지만 현재 이보다 낮은 7억4000만원까지 호가가 떨어졌다. 장기동 고창마을자연앤어울림 전용 84㎡도 2월 5억2500만원에 팔렸지만 최근에는 호가가 5억1000만~5억2000만원대로 내렸다. 풍무동의 B공인 관계자는 “강남 연결이 안 된 것은 아쉽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 전체가 최근 크게 오르고 있어 싸게 팔려는 집주인들은 예상보다 많지 않다”고 했다.호가 조정은 크지 않지만 매물은 확실히 늘어나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4265건이었던 김포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30일 기준 5113건으로 6개월 동안 19.8% 증가했다. 풍무센트럴푸르지오는 올해 1월 매물이 137건이었지만 2일 현재 205건으로 49% 늘었다.거래도 줄고 있다. 풍무센트럴푸르지오는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31건 거래됐다. 지난해 전체 323건의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장기적으로는 회복 기대도국민은행에 따르면 6월 김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보다 0.93% 상승했다. 0.75% 상승했던 5월보다는 오름폭이 커졌다. 하지만 2, 3월 각각 2.48%, 2.71%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주춤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경기도 집값은 6월 2.6% 상승했다.충격이 작은 것은 4월 한 차례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4월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공청회에서 GTX-D 노선을 김포 장기역에서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 가는 이른바 ‘김부선’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김포~용산 직결안이 장기적으론 김포 집값에 호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백지화됐던 서울지하철 5호선의 김포 연장안을 비롯해 △인천2호선의 고양 연장 노선 신설 △공항철도 고속화 △김포골드라인 열차 추가 투입 등 다양한 교통 개선안이 나온 것은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장기동 H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산 직결이 가시화됐고 김포 시민들의 염원이던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안이 다시 논의되면서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며 “교통 상황이 지금보다는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구래동에서 만난 한 시민은 “강남까지 갔으면 집값이 큰 폭으로 뛰었겠지만 도심권인 용산으로 가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다양한 교통망 확충이 계획되고 있다는 점이 김포 집값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경기도 김포 시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도권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으로 하남·강남에 직결이 무산되면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1일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와 관련단체 등에 따르면 오는 4일 김포시청 일대에서 차량을 동원한 집회를 시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행정소송과 각종 집회도 추진한다.국토교통부는 지난 29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을 발표하고 GTX-D 노선을 기존 초안대로 김포 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 구간만 연결하기로 했다. 서울까지의 연결은 GTX-B 노선을 공용으로 사용해 서울 여의도역, 용산역으로 직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이러한 발표가 나자 수도권 서부 지역 주민들, 특히 김포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형배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수도권 동서를 연결하는 GTX-D 노선이 무산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며 "다른 노선과의 연결이 아니라 원안대로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서 위원장은 그러나 '강남과의 연결'이나 '집값'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직접 답하지 않았다. 이처럼 김포의 시민단체들에서는 '교통편의의 문제'라며 강남 프레임을 넣어 김포시민들을 비판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수도권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서울로 직접 연결되는 철도망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반발이 격화되면서 현 정권에 대한 비판도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민주당 OUT'을 비롯해 대통령이나 정하영 김포시장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서 A씨는 "(김포시장의) 주민소환을 추진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 시장이 "걸포북변역에서 킨텍스 역을 통해 GTX-A로 환승해 수도권 주요 거점지역의 연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김포시가 아니라 김포환승시'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일부에서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민심을 잃어버리면서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러다가 대선후보의 선심성 공약으로 나오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정치적인 음모론과 글들이 확산되면서 관련카페나 단체채팅방에서는 '정치글 금지' 공지가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김포시의원들은 유감과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포시의원들은 "국토부 발표에 강한 유감 표명하며, 시민사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에 송구하다"며 "김포한강선(서울5호선) 연장과 광역버스 도입, 고촌~개화역간 중앙차로제 전환, 올림픽대로 BTX(Bus Transit eXpress)도입이 빠르게 시행되도록 하겠다"고 박혔다.이러한 가시적인 움직임과는 달리, 일부 지역에서는 이번 발표를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 장기동과 풍무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하남까지 직결은 아니어도 D노선이 확정되면서 김포센트럴자이와 풍무센트럴푸르지오 등 대장 아파트들에는 문의가 제법 늘었다. 장기동의 B공인중개사는 "매물이 크게 줄거나 늘지 않았다"면서도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지 문의하는 전화는 더 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포시 집값이 올해 들어 주춤했는데, 이제는 좀 낫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김포시는 1년 전만해도 GTX-D노선에 대한 기대감과 비규제지역이라는 이점이 부각되면서 집값이 급등하고 거래가 급증했다. 하지만 규제지역으로 지정되고 초안대로 추진되는 분위기에 부동산 시장은 주춤한 분위기다.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김포시의 지난해 6월 아파트 거래량은 2486건에 달했지만, 올해 5월에는 339건, 6월에는 (아직 집계가 마무리되기 전이지만) 213건에 불과하다.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1월 8억원까지 치솟았던 한강메트로자이 1차 전용 84㎡의 경우, 올해 거래된 기록이 아예 없는 사태다. 2차 단지도 마찬가지다. 한강신도시 마산동 동일스위트파크뷰는 지난해 10월 5억원대를 넘은 후 5억63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지만, 최근에는 4억원대 매매도 이뤄지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의 서울 강남 직결이 무산됐다. 다만 GTX-D 노선을 GTX-B 노선과 연계 운행하며 신도림역, 여의도역을 거쳐 용산역까지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21∼2030)’을 확정했다. 우선 GTX-D 노선은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 초안대로 김포 장기∼부천종합운동장만을 연결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국토부는 지난 4월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계획안 초안을 공개해 수도권 내 서부권 지역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당시 김포 등지의 지역민들은 해당 노선을 ‘김부선’이라고 부르며 거세게 반대했다. 계획 수립 단계에서 인천시와 경기도·김포시는 ‘강남 핵심지를 통과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인천시는 인천공항과 김포를 양 기점으로 삼는 'Y'자 형태의 110㎞ 노선을, 경기도는 김포에서 강남을 지나 하남까지 잇는 68㎞ 노선을 요구해왔다.철도망계획 반영안대로 추진할 경우 예상 사업비는 2조2000억원이다. 강남, 강동을 거쳐 하남까지 연결하는 경기도의 건의안대로라면 6조4000억원 규모가,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해 ‘Y’자 노선을 제안한 인천시의 건의안은 9조5000억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정부는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가 높고 내년 검단신도시 입주 등으로 교통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봐 김포 한강과 검단 등 서부권 2기 신도시에 대해 철도·버스·도로 등의 교통 개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국토부는 GTX-D 노선을 GTX-B 노선(송도∼마석)과 연계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후 GTX-B 노선 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부천종합운동장에서 GTX-B 노선과 선로를 같이 쓰는 방식으로 용산역 등 서울 도심까지 열차 직결 운행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GTX-B노선 직결 운행 시 김포 장기에서 여의도까지 이동에는 24분, 장기에서 용산까지 이동에는 28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또한 국토부는 서울 5호선을 김포, 검단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추가 검토사업으로 포함시켰다. 이외에도 인천2호선 고양 연장과 공항철도 급행화, 인천1·2호선 검단연장(1호선 공사 중, 2호선 예타 중) 등의 사업이 추진된다. 인천 2호선이 고양까지 연장되면 킨텍스역에서 GTX-A 환승 시 삼성역까지 21분, 공항철도 급행화로 계양역에서 공항철도 환승 시 서울역까지 23분이 소요될 수 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