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 수능 모의평가…"문과엔 수학 어려워져"
바뀐 수능 첫 모평 치르는 학생들 "선택과목 정하기 어려웠다"
"첫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라 준비한다고 했는데 떨려요.

선택과목 정하는 것도 어려웠고요.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첫 모의평가가 시행된 3일 수험생들은 올해부터 크게 달라지는 수능을 치러야 하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번 수능부터 국어·수학 영역이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바뀌고 문·이과 구분이 없어졌다.

올해 고3 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원격 수업 장기화와 달라진 수능이라는 여러 변화 속에서 수능을 치르게 됐다.

◇ 고3 학생들 "수학 과목 어려워져"
이날 아침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등학교 앞에는 모의평가를 보려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육복과 같은 편한 옷을 입은 채 교문으로 향했다.

마스크 너머로 학생들의 긴장된 표정이 보였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시험공부를 하는 듯 책을 보며 걷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친구와 짝을 지어 걷는 학생들은 이날 치를 시험에 관해 얘기하기도 했다.

친구와 등교하던 고3 윤 모(18) 양은 첫 평가원 모의고사를 치르는 소감을 묻자 "준비한다고 했는데 잘 모르겠다"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윤 양은 "작년부터 코로나 때문에 원격수업을 많이 해서 다른 학년보다 손해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라고도 했다.

같은 학교 김 모(18) 양은 "평소 실력대로 보기로 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도 "올해는 하루도 빠짐없이 등교했는데 작년에는 아무래도 원격 수업이 많아 선생님 말씀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며 작년 원격수업 장기화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학생들은 모두 올해 수능 선택과목을 고르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과 학생인 윤 양은 "국어 선택과목을 아직도 못 정했다"며 "선택과목별로 등급도 다르게 나오고 표준점수도 차이가 난다"고 털어놨다.

김 양은 "국어와 수학 모두 선택과목을 정하긴 했는데 결정하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고 했다.

문·이과 통합 수능이 되면서 문과 학생들은 수학 과목을 어렵게 느꼈다.

고 모(18)양은 "문·이과 통합으로 바뀌면서 수학 등급이 떨어졌다"고 했고 다른 김 모(18)양은 "수학이 너무 어려워져서 떨린다"고 말했다.

바뀐 수능 첫 모평 치르는 학생들 "선택과목 정하기 어려웠다"
◇ 재수생들 "낯선 전형이라 긴장돼"
재수생들의 모습도 비슷했다.

오전 7시 30분께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대형 재수학원에는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하는 재수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트레이닝복이나 반바지 등 편안한 차림이었지만 얼굴에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부터 책을 읽으며 걸어오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학원 관계자는 1층 입구에서부터 "손 세정제를 하고 들어오라"고 안내했고, 학생들은 일렬로 손 소독 후 체온을 측정하고 나서야 교실로 향했다.

학원 출입문에는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 손 세정제 사용을 의무화한 출입 절차 안내도가 그려져 있기도 했다.

이날 시험에 응시하는 재수생 대부분은 올해부터 통합형으로 출제되는 수학 과목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했다.

재수생 김 모(19) 양은 "이과에 유리하다는 말이 많다고 들었다"면서도 "이과이긴 한데 낯설고 처음 도입된 전형이다 보니 긴장된다"고 말했다.

문과를 택한 재수생 A(19) 양은 제일 부담스러운 과목으로 수학을 꼽으며 "상위권을 이과생들이 차지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시험 자체 난이도도 너무 어려워졌다"고 했다.

지방 의대에 재학 중이면서 반수를 택한 딸을 배웅 나온 학부모 B씨는 "문과생들은 분명 더 통합 전형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원생들은 중요한 대입 시기를 코로나19로 힘들게 보내고 있긴 하지만, 2년째인 지금은 거의 다 적응을 완료해 괜찮아졌다고도 했다.

재수생 C(19)군은 "공부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게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지금은 적응됐다"며 "오히려 수능 전에 코로나가 종식되면 바뀐 리듬에 적응하느라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