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집단 발병 속에서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대구시민들과 의료진·소방관·보건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30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이경수 영남대 교수(예방의학과)와 정해용 전 대구시 정무특보는 《대구가 아프다 그러나 울지 않는다》를 지난 23일 출간했다.이들은 대구의 코로나19 첫 환자 발생일인 지난해 2월 18일 민관 공동으로 꾸려진 대구시 비상대응본부의 민관 상황관리반장을 각각 맡았던 주인공이다. 저자들은 “책 제목은 한국경제신문 2020년 3월 5일자 1면 기사의 제목”이라며 “한국경제신문은 당시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사투를 벌이는 대구시민들의 모습을 기사화해 국민에게 많은 울림과 감동을 줬다”고 설명했다.이 책에는 코로나19의 1차 대유행을 겪은 대구가 53일 만에 확진자 ‘0’에 도달한 비결이 담겼다. 예방의학 전문가인 이 교수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당일 △신천지 교인에 대한 역학조사를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 △대구지역 병원장 회의 구성과 병실 확보 △신천지 교인과 접촉자에 대한 공격적 검사를 주장했다. 국내외 의학 전문가들이 발빠른 대처에 많이 놀라는 대목이다.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역학조사반장을 맡았던 이 교수는 “메르스 지침을 의료진보다 더 잘 외우고,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권영진 대구시장과의 교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던 대처였다”고 강조했다. 정 전 특보는 “오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매일 의료계와 회의를 했다”며 “말없이 실천하는 대구시민을 보며 눈물로 매일 아침 대시민브리핑 자료를 써 내려갔다”고 회고했다.대구에서 ‘코로나 출판’의 불을 댕긴 곳은 지역 출판사인 학이사다. 학이사는 아이를 집에 두고 출근하는 워킹맘, 요양병원 입원환자 가족, 취업준비생 등 시민 51명의 ‘코로나 분투기’를 담은 《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를 지난해 4월 내놓은 것을 비롯해 25일에는 손정학 전 대구 남구 보건소 행정과장의 극복기 《등불은 그 자체로 빛난다》도 출간했다.특히 《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는 3쇄 5000권을 찍었고, 일본에서 판권을 사들여 일본어로도 출판됐다. 신중현 대표는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기 극복에 동참한 시민들이 고마웠다”며 “지역의 출판사가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다가 출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오동욱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구에서 이어지는 코로나 극복기 출판은 6·25 전쟁통에도 출판문화가 번성했던 70여 년 전 대구를 떠올리게 한다”며 “공동체에 닥친 위기를 용감하고 의연하게 극복하기 위해 전 국민과 하나가 된 대구시민들이 연대와 감사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항만배후단지 안에 지역특화산업체를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자청)은 지난 17일 해양수산부가 개정된 ‘1종 항만배후단지 관리지침’을 고시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기업유치 전용구역을 설치할 근거가 마련됐다고 30일 밝혔다. 부산·경남지역의 전략산업과 특화산업 분야의 유망 기업들을 항만배후단지에 본격 유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의미다.기업유치 전용구역은 새로 공급되는 배후단지 내 일부 구역에 들어설 예정이다. 지자체와 경자청은 우수기업 유치를 위한 모집 과정과 입주기업 선정 등을 함께하며 전용구역을 공동 조성한다.개정된 지침에는 배후단지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관할 경자청을 포함한 ‘항만배후단지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입주 대상 기업의 사업계획 등을 심사·평가하도록 하고 있다.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항만법에 따라 전체 면적 5107만㎡ 가운데 21%가 배후단지를 포함한 항만구역이다. 하지만 경자청이 배후단지 운영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그동안 배후단지 내 투자유치와 입주기업 지원 등의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자청은 ‘혁신30프로젝트’를 수립해 중앙부처·항만공사·지자체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배후단지 활성화를 위한 경자청의 참여 확대를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것이다. 지침이 개정되면서 경자청은 자체적인 투자유치 전문조직과 개발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적극적인 기업 유치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인센티브도 강화하기로 했다.하승철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은 “항만배후단지는 신항을 중심으로 부산·경남 두 지역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공간인 동시에 동남권 메가시티의 핵심 공간”이라며 “항만배후단지 활성화와 지역산업과 연계된 우수기업을 유치하는 데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주 예정인 세계적 투자금융기업 요즈마그룹이 부산 스타트업에 2023년부터 3년간 총 3000억원을 투자한다.요즈마그룹코리아는 부산의 스타트업 기업을 키우고 부산 특화 사업을 육성하는 투자 및 액셀러레이팅 사업 계획을 30일 밝혔다. 부산 지역에 특화된 펀드를 설립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매년 1000억원씩 부산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내용이다.지난해 말 요즈마그룹코리아는 부산시가 유치하는 외국계 금융회사 6개 중 하나로 선정돼 오는 8월 부산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 63층 ‘D-스페이스’에 입주를 앞두고 있다.요즈마그룹코리아 관계자는 “벤처캐피털이나 스타트업 생태계가 수도권에만 편중돼 있다”며 “잠재력이 높지만 지방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주목받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고 판단해 2019년부터 부산 등 지방 진출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요즈마그룹코리아는 부산시의 핀테크 및 금융, 4차산업, 바이오, 전기전자 분야 스타트업을 위해 특성화 지원 전략을 수립·운영하고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요즈마그룹은 2018년부터 한국에서 투자를 시작해 올 3월 말 기준 1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이스라엘에 뿌리를 두고 다수 기업의 나스닥 상장 및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킨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부산시의 글로벌 금융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부산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산 국제금융단지에 입주한 외국계 금융회사 및 투자기업이 한 곳도 없었으나 5월부터 2~3곳이 자리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외국계 금융 및 투자기업들이 디지털금융과 연계한 투자를 진행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