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매일 매일 한통의 이메일이 나에게 배달되기 시작한 어느날 부터 스팸형식의 이 글은 하루를 생각하는데 작은 쉼터와 휴식공간이었고 뭔가를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힘이 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내가 아는 선배는 한때 인터넷관련 회사에 다녔다. 그때 자신의 생각을 메일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픈 마음이 들었고, 이를 바로 실행으로 옮겼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메일을 기다렸고 회신 또한 몇사람에게 왔는데 그게 그 메일을 보내는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매일은 아니었지만, 한 주에 2~3회의 글을 썻고, 그렇게 좋은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를 거의 30회가 되어갈 무렵, 선배에게는 걱정거리가 생겼다고 한다. 생각의 주머니가 이젠 비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30여회의 글은 멈추었다고 했다.

그때 선배는 자신과 비슷한 이메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생각의 교류를 하는 사람이 청와대에 있다는 걸 알았고, 선배는 그 사람도 자신처럼 얼마 못가서 그만두고 말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후로도 지금까지 글을 보내고 있다. 그 사람이 우리가 알고 있는 고도원씨다

한가지 선배와 다른점은 선배는 자신의 생각을 쓰다보니 맨땅에 헤딩인 창작과정과 같았지만 고도원씨는 다른 사람이 쓴 책에서 자신이 감명깊게 읽거나 교훈이 되는 글을 지면으로 옮겼고, 그 밑에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적은것 뿐이었다.

요즘 많은 블로거들이 뜨고 있다. 매일 엄청난 양의 블로거들은 지식의 대홍수를 연상하곤 한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블로거를 처음처럼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노력한다면 일단 자신의 호기심을 몇번에 끝내려 하지 말고 계속 유지해내는 게 중요하다. 누가 빨리 출발선상에서 뛰어나갔는가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한면서 경기를 얼마나 오랫동안 해나갈 수 있는지에 따른 인내력과 지구력도 중요하다

또한 자신이 가진것을 계속 채워나갈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게 책이든지, 친구든지 상관없다. 바닥이 나서 그만 두는게 아니라 끊임없이 샘솟는 옹달샘처럼, 화수분처럼 발전과 성장이 이뤄저야 할 것이다.

물론 내가 아는 어떤 지인은 새로운 회사로 옮긴 후 자신의 생각을 멋지게 표현하면서 독자층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날 팀장이 오더니 그런 글을 게시판에 올리면 다른 사람들이 할 일이 없어서 그런줄 아니 그만 쓰라고 했단다.

그 말의 진정성을 이해한 그는 고민하다가 글을 그만 두었다. 이후 옆 부서에서 왜 글을 안쓰냐고,,, 기다리구 있다고.. 재촉(?)들을 했다고 하지만 그는 아직도 계속 글을 써야 하는지 아니면 그만 두어야 하는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내 생각에는 자신이 왜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단지 자신이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해서라면 다른 블로거처럼 인터넷을 통해 올리면된다. 회사에 자신이 가진 견해를 밝히고 싶다면 중요한 이슈가 있을때 쓰면 된다. 회사의 문화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게시판을 활용한다면 그는 지금 쓰고 있는 글을 어떤 오해가 생기더라고 계속 써 나갈 수 있는 베짱이 있어야 한다.

글을 쓰면 내 생각이 정리된다. 그러나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에게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스스로 정리의 시간을 마련하고 생각의 동지를 만드는 이작업이 나는 좋다. 누가 아는가? 혹시 나도 어쩌면 그들에게 고도원씨처럼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날이 있을지, 그리고 그날이 올때까지 내 글에 힘을 싣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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