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신도시 땅투기 논란에 휩싸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역할 재정립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들이 요구한 ‘LH 해체론’에 대한 주무부처 장관의 답변이어서 주목된다.

변 장관은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현안질의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LH를 해체해서 서민에 대한 주택공급 기능은 별도 부처를 만들어서 하고 LH는 시행사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같이 말했다. 변 장관은 “LH가 지금까지 공공주택의 80%를 공급하며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게 돼 부작용도 많았다”며 “다른 한편으론 정부가 재정으로 복지비용을 지출하지 않아 개발에서 생기는 이익으로 교차보존하는 과정에서 이익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변 장관은 “이 부분을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구상을 저도 갖고 있고, 이번에 공공자가주택이나 주거뉴딜 도입으로 LH의 역할도 재정립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부분에 대한 제도화를 (국회가)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변 장관의 발언은 환매조건부 주택 등 공공자가주택이나 주거뉴딜 등 새로운 형태의 주거복지 제도 도입이 본격 추진되는 만큼, LH의 기능과 위상도 재검토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규 택지 조성부터 분양, 주거복지 등 거의 모든 기능을 맡고 있는 LH의 1만명 규모 거대조직으론 새로운 주거복지 시스템을 유연하게 정착시키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모든 개발 정보가 집약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비리와 투기 사례가 근절되기 힘든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 불법 투기 의혹에 대한 조사가 일단락된 이후 후속 조치 마련 과정에서 LH의 기능이나 조직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