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약점을 기회로"…CU, 라이벌 편의점 잡을 방법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하지만 CU엔 치명적인 약점 하나가 있다. 온라인 채널의 부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클릭 쇼핑’에서의 약점은 CU로선 해결해야 할 급선무가 됐다.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 들며, 자신이 고른 상품이 빠르게 받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홍 회장이 ‘고객 관점’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CU가 갖지 못한 온라인 채널을 확보해야한다는 의미다.
경쟁사인 GS리테일이 지난해 GS홈쇼핑과의 합병을 전격 발표한 것도 자극제가 됐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아마존의 광팬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존 본사를 방문한 이후 이른바 ‘아마존 웨이’를 GS식으로 해석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TV홈쇼핑과 온라인몰(GS샵)이라는 온라인 채널을 보유한 GS홈쇼핑과 합병을 단행한 건 이를 위한 첫 걸음이다.
BGF리테일은 21일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함으로써 GS리테일에 대적하기 위한 무기가 무엇인 지를 공개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네이버 플랫폼 연계 O2O 서비스 협업 ▲ 네이버페이 및 네이버포인트 간편충전 활성화 ▲ 클라우드, AI챗봇 등 적용 ▲멤버십 제휴를 통한 고객 혜택 제공 ▲기술 협력 기반의 차세대 매장 운영 등을 적극 펼칠 예정이다.
당장 실현할 수 있는 서비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한 O2O 상품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네이버 쇼핑에서 구매한 상품을 가까운 CU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다. 네이버 내 CU 브랜드관을 신설해 도시락 등 간편식품 예약 구매 서비스도 가능하다. 아마존의 오프라인 채널은 아마존고도 초기의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는 간편식 위주의 편의점 형태로 안착 중이다.
CU가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편의점 매출 증대다. 편의점 창업을 고려 중인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수익성이다. 네이버가 갖고 있는 네이버페이와 네이버포인트는 매출 증대를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네이버포인트는 일종의 ‘네이버 화폐’다. 갈수록 사용처가 넓어지는 중이다. CU 결제에 포인트 기능을 추가할 경우 신규 고객 유입 및 락인(Lock-in)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CU의 예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양측이 보유한 막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하다. 예컨데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의 위치기반 데이터를 CU의 구매 데이터와 연결할 수도 있다. 이미 네이버는 이용자들의 정보 검색, 구매 패턴 등을 분석해 맞춤형 검색 결과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첨단 테크가 접목된 하이브리드 편의점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능하다. 이미 CU는 무인 편의점 등에서 운영 노하우를 쌓고 있는 중이다. 네이버의 IT 솔루션을 접목하면 차세대 편의점의 구현을 앞당길 수 있다. 네이버는 안면인식,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온·오프라인 데이터 통합은 아직 국내 어떤 유통업체들도 완벽히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다. CU와 네이버가 이와 관련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향후 국내 유통 산업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전망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