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수제 맥주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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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진주 제주맥주 마케팅 실장
최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수제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00%로 성장했다고 한다. 작년 11월 28일 CU 편의점에서는 국산 맥주 내 수제 맥주 매출 비중이 10%를 차지했다고 하니, 마니아들 사이에서 음용하던 수제 맥주가 어느새 편의점의 안방마님처럼 매대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수입맥주 일색이던 편의점 냉장고를 채우고 있는 수제 맥주는 이 기세를 몰아 한국 맥주 시장의 메인 무대로 옮겨갈 것인가?
수입맥주도 한 때는 국내 맥주 시장의 마이너리그에 속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9년 국내 맥주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였던 수입맥주는 10년 만에 약 17%대로 성장했다. M/S 기준으로 약 8.5배 성장한 셈이니, 소비자들의 입맛을 바꿨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흐름이 어느새 수제 맥주로 옮겨가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되어버린 수입맥주가 일본 맥주 불매운동과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으며 주춤하는 사이, 마이너리그에 있던 수제 맥주는 로컬의 재조명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어우러져 맹공세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옮겨온 산업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어떤 브랜드들이 메이저리그로 향하는 걸까?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JTBC의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을 보다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호불호’.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 8.5%를 뛰어넘은 한 명의 가수는 ‘호불호’가 갈린다는 논란 속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30호로 불리는 이 가수는 등장 1분만으로 최고 시청률 11.2%를 기록하였고, 그의 실명은 네이버 실검 1위를 찍었다. 그야말로 화제의 인물이다.
30호 가수에게 스타성이 보인다고 평한 유희열은 호불호가 갈린 그의 무대를 보고 “대중음악은 내가 아는 걸 좋아하는 건데, 너무 생경한 걸 보면 낯설어서 일단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족보가 어딘지도 모르겠는 새로운 음악인데도 나름 괜찮은 새로움이었다며, 여기서 한 끗만 올리면 서태지와 아이들처럼, 장기하와 얼굴들처럼 음악계를 뒤흔들고 대중성까지 담보하는 독보적인 존재가 될 거라 평했다.
심사위원단을 혼돈 속에 빠트린 30호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가능성을 보인 브랜드들의 특징과 겹치는 지점이 있다.
얼리어답터들의 마음을 뒤흔든 대중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독창성, 진정성, 화제성’이 남달랐다. 배달의 민족이 그러했고, 듣보잡 브랜드로 나타나 한국 맥주 시장을 휩쓴 1664 블랑도 그러했다. 수입맥주 마케팅을 할 당시, 우연히 받아본 프랑스 맥주 1664 블랑은 첫 만남부터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수입맥주 붐이 일던 2012년, 한국 맥주 시장에서 프랑스 맥주 1664 블랑은 듣보잡 브랜드였다. 당시에는 독일과 일본산 맥주가 최고라고 여겨졌기에 프랑스 맥주는 한국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며 어떤 수입업자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화사한 향을 품은 독창적인 맛에서부터 눈에 띄는 패키지 색상까지. 이 브랜드의 장점이 분명해 보였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여기에 매료된 사람은 이 맥주를 좋아하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30호 무대에 대한 논란처럼, ‘프랑스면 와인이지, 누가 프랑스 맥주를 마시겠냐’라는 논란 속에서 1664 블랑을 론칭한 것이다. 론칭한 첫 해는 쉽지 않았다. 인지도가 전무하고 개성이 뚜렷한 맥주가 설자리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찾은 길은 맥주 애호가인 맥덕(맥주덕후)그룹들이 즐겨 찾는 이태원 경리단이었다. 이 지역만 공략한 마케팅, 영업활동을 전개한 것이다. 맥주를 좋아하는 맥덕들 사이에서 인정받으면 그 다음 길이 보일 것 같았다. 그곳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활동들을 이어갔고, 어느새 맥덕들 사이에서 ‘올해의 크래프트 맥주 선호 1위’ 맥주로 등극하며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30호를 보면 1664 블랑의 길이 오버랩 된다. 그저 새로움만 있으면 호불호를 타며 그 인기가 사그라들 수 있다. 하지만, 메가 히트로 간 브랜드들은 자기만의 독창성이 분명하면서도, 진정성과 화제성을 가지고 있다. 30호 역시, 무대의 새로움을 뛰어넘는 진정성과 화제성이 남달랐기 때문에 프로그램 인기를 뛰어넘는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아닐까?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 오디션 장에서 자기 음악을 해버리는 대담함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며 분명한 히트를 쳤고, 입소문과 추천을 넘어 입덕 현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제, 30호에게 남겨진 숙제는 대중성이라고 한다. 1664 블랑이 맥덕 1등 맥주에서 수입맥주 Top 3까지 진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캐즘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30호에 대한 심사평은,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브랜드가 갖춰야 했던 요소를 말하는 것만 같다.
최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수제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00%로 성장했다고 한다. 작년 11월 28일 CU 편의점에서는 국산 맥주 내 수제 맥주 매출 비중이 10%를 차지했다고 하니, 마니아들 사이에서 음용하던 수제 맥주가 어느새 편의점의 안방마님처럼 매대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수입맥주 일색이던 편의점 냉장고를 채우고 있는 수제 맥주는 이 기세를 몰아 한국 맥주 시장의 메인 무대로 옮겨갈 것인가?
수입맥주도 한 때는 국내 맥주 시장의 마이너리그에 속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9년 국내 맥주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였던 수입맥주는 10년 만에 약 17%대로 성장했다. M/S 기준으로 약 8.5배 성장한 셈이니, 소비자들의 입맛을 바꿨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흐름이 어느새 수제 맥주로 옮겨가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되어버린 수입맥주가 일본 맥주 불매운동과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으며 주춤하는 사이, 마이너리그에 있던 수제 맥주는 로컬의 재조명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어우러져 맹공세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옮겨온 산업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어떤 브랜드들이 메이저리그로 향하는 걸까?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JTBC의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을 보다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호불호’.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 8.5%를 뛰어넘은 한 명의 가수는 ‘호불호’가 갈린다는 논란 속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30호로 불리는 이 가수는 등장 1분만으로 최고 시청률 11.2%를 기록하였고, 그의 실명은 네이버 실검 1위를 찍었다. 그야말로 화제의 인물이다.
30호 가수에게 스타성이 보인다고 평한 유희열은 호불호가 갈린 그의 무대를 보고 “대중음악은 내가 아는 걸 좋아하는 건데, 너무 생경한 걸 보면 낯설어서 일단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족보가 어딘지도 모르겠는 새로운 음악인데도 나름 괜찮은 새로움이었다며, 여기서 한 끗만 올리면 서태지와 아이들처럼, 장기하와 얼굴들처럼 음악계를 뒤흔들고 대중성까지 담보하는 독보적인 존재가 될 거라 평했다.
심사위원단을 혼돈 속에 빠트린 30호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가능성을 보인 브랜드들의 특징과 겹치는 지점이 있다.
얼리어답터들의 마음을 뒤흔든 대중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독창성, 진정성, 화제성’이 남달랐다. 배달의 민족이 그러했고, 듣보잡 브랜드로 나타나 한국 맥주 시장을 휩쓴 1664 블랑도 그러했다. 수입맥주 마케팅을 할 당시, 우연히 받아본 프랑스 맥주 1664 블랑은 첫 만남부터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수입맥주 붐이 일던 2012년, 한국 맥주 시장에서 프랑스 맥주 1664 블랑은 듣보잡 브랜드였다. 당시에는 독일과 일본산 맥주가 최고라고 여겨졌기에 프랑스 맥주는 한국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며 어떤 수입업자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화사한 향을 품은 독창적인 맛에서부터 눈에 띄는 패키지 색상까지. 이 브랜드의 장점이 분명해 보였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여기에 매료된 사람은 이 맥주를 좋아하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30호 무대에 대한 논란처럼, ‘프랑스면 와인이지, 누가 프랑스 맥주를 마시겠냐’라는 논란 속에서 1664 블랑을 론칭한 것이다. 론칭한 첫 해는 쉽지 않았다. 인지도가 전무하고 개성이 뚜렷한 맥주가 설자리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찾은 길은 맥주 애호가인 맥덕(맥주덕후)그룹들이 즐겨 찾는 이태원 경리단이었다. 이 지역만 공략한 마케팅, 영업활동을 전개한 것이다. 맥주를 좋아하는 맥덕들 사이에서 인정받으면 그 다음 길이 보일 것 같았다. 그곳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활동들을 이어갔고, 어느새 맥덕들 사이에서 ‘올해의 크래프트 맥주 선호 1위’ 맥주로 등극하며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30호를 보면 1664 블랑의 길이 오버랩 된다. 그저 새로움만 있으면 호불호를 타며 그 인기가 사그라들 수 있다. 하지만, 메가 히트로 간 브랜드들은 자기만의 독창성이 분명하면서도, 진정성과 화제성을 가지고 있다. 30호 역시, 무대의 새로움을 뛰어넘는 진정성과 화제성이 남달랐기 때문에 프로그램 인기를 뛰어넘는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아닐까?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 오디션 장에서 자기 음악을 해버리는 대담함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며 분명한 히트를 쳤고, 입소문과 추천을 넘어 입덕 현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제, 30호에게 남겨진 숙제는 대중성이라고 한다. 1664 블랑이 맥덕 1등 맥주에서 수입맥주 Top 3까지 진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캐즘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30호에 대한 심사평은,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브랜드가 갖춰야 했던 요소를 말하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