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제재로 터키 위협하는 자들은 실망하게 될 것"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연이은 제재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제재로 터키를 위협하는 자들은 결국 실망하게 될 것"이라며 "터키는 주권을 사용하는 것을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터키는 대륙 간 무역의 주요 거점이 될 것"이라며 "이는 8천300만 터키인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14일 터키의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과 관련, 터키 방위산업청과 이스마일 데미르 방산청장 및 관리 3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제재 내용에는 터키 방산청에 대한 미국의 수출 허가 금지, 제재 대상자들의 미 입국 금지, 미국 내 자산 동결 등이 포함됐다.

터키는 미국이 속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지만,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해로운 거래를 제재하는 CAATSA(미국의 적대 세력에 대한 제재를 통한 대응법)에 따라 제재를 단행했다.

애초 터키는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당시 미국에서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구매를 추진했으나, 미국은 터키의 과도한 기술 이전 요구를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터키는 작년 러시아에서 S-400을 도입했다.

당시 미국은 나토 동맹국인 터키가 S-400을 운영할 경우 민감한 군사정보가 러시아로 유출될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EU도 터키의 동지중해 천연가스 시추에 대응해 제재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터키 석유 기업 인사 2명만 올라있는 제재 명단을 확대하기로 했다.

터키는 동지중해 천연자원 개발 문제를 두고 EU 회원국인 그리스, 키프로스와 갈등을 빚고 있다.

그리스·키프로스는 지난 8월 터키가 자신들이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침범해 천연가스 탐사에 나서자 프랑스·이탈리아와 함께 합동 해·공군 훈련을 하며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터키도 실사격 훈련으로 맞대응하면서 동지중해의 긴장이 고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