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뚝'…섬유패션 영업익 38%↓
코로나로 수출길 막히고
국내 소비도 급격히 줄어
화학섬유 영업익 64% 감소
27개 상장사는 적자 기록
'특별고용지원' 등 대책 요청
코로나19로 수출·수입 ‘꽁꽁’
국내 섬유패션산업은 대표적인 해외의존형 업종으로 꼽힌다. 원자재의 3분의 1 이상을 수입하고, 의류 등 섬유제품의 3분의 2를 수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환율 등 대외 환경 변화가 국내 섬유패션업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큰 이유다.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섬유패션 관련 72개 상장기업의 누적 매출은 24조29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조431억원으로 38.4% 줄었다. 전체 기업 중 적자를 낸 업체는 27개다. 적자는 아니지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도 29곳이다. 업종별로는 화학섬유(-64.4%), 패션(-47.5%), 의류수출(-13.5%) 등 순으로 영업이익 감소 폭이 컸다.
올해 10월까지 섬유류 수출은 91억1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줄었다. 마스크가 포함된 기타섬유제품(14억7988만달러) 항목 수출은 42.5% 증가했지만 나머지 대부분 분야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수입 역시 6.2% 줄었다. 지난 4월 섬유류 수입은 15.5% 감소해 월별 기준으로 유럽발 재정위기 때인 2012년 4월(-15.7%) 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섬유패션산업은 수입한 원재료를 가공해 다시 수출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 들어 수출·수입이 개선되는 등 회복세를 띠기도 했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코로나가 대규모로 재확산하면서 회복을 쉽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별고용업종 지정 등 대책 절실
국내 섬유패션산업은 1960년대부터 국가 주도의 수출전략사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1970년대에는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1990년대 초부터 인건비 비중이 높은 의류·봉제공장이 해외로 이전하기 시작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6년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이후 매년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45억3700만달러로 지난해(-41억7100만달러)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올 들어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의복 소비도 크게 꺾였다. 올해 1~10월 국내 의복 판매액은 40조66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감소했다. 역대급 무역·내수 불황이 한꺼번에 몰아치면서 국내 섬유패션 관련 공장 가동률은 상반기 한때 40% 수준까지 떨어졌다.
섬유패션업계는 지난 5월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섬유패션산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내기도 했다. 김도엽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정책기획실장은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으로 고용 유지에 필요한 비용이 지원되는 등 대책이 마련돼야 코로나19 사태 종식까지 기업이 버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실장은 “섬유패션 등의 영세 제조업체들은 신용경색이 심화돼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쓰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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