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셧다운 공포'…이 와중에 스스로 문 닫은 기아차 노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겨울 대유행이 시작됐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기까지 했다.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높이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거리두기 3단계는 사실상 모든 경제활동이 멈추는 셧다운 조치다. 45만 개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닫아야 한다. 산업계도 다시 ‘비상 모드’다. 기업 방역선이 뚫리면 대규모 생산 차질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와중에 스스로 공장 문을 닫은 곳도 있다. 기아자동차다.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다. '돈 더 달라'며 파업을 벌이는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이번 주에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4주 연속이다. 14일부터 17일까지는 각 근무조별로 하루 4시간씩, 18일에는 하루 6시간씩 단축 근무한다.

기아차 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회사 측이 만족할 만한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측은 기본급은 동결하되 성과금 150%, 격려금 120만원, 상품권 20만원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노조는 ‘잔업 30분 복원’도 요구하고 있다. 순수하게 일을 더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사실상 30분치 임금을 더 달라는 요구다.

지난 주까지 3주 연속 부분파업으로 발생한 누적 생산손실은 3만2000여대다. 이번 주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손실은 8000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습관적 파업을 벌이는 동안 다른 근로자를 공장에 투입하면 안될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실업자는 102만8000명에 달한다. 이들을 재교육해 일을 하게 하면 어떨까. 안된다. 법이 막고 있다.

경제계는 그래서 이번 노동조합법 개정 관련, 정부·여당에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정부·여당은 가볍게 무시했다. 노조 '표' 때문이다.

대신 노조 힘은 더 키워줬다. 해고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것이다. 해고자가 노조에 가입하면 파업 수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