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유전성 비만 치료제 ‘LB5464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환자 수가 적어 시장성이 크지 않은 난치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을 적극 장려하기 위해 개발사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LB54640은 G단백 결합 수용체 일종인 MC4R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다. MC4R 작용 경로에 이상이 생기면 배고픔이 지속되는 과식증으로 인해 비만이 심해져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LG화학은 ‘LB54640’ 전임상에서 식욕 및 체중 감소 효과는 물론 중추신경계와 심혈관계 부작용이 없는 비만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미국에서 체질량지수 27㎏/㎡ 이상인 비만환자 96명을 대상으로 약물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첫 환자에게 투여했다. 2022년 상반기까지 1상을 완료하고 이후 유전성 희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할 계획이다. 판매 허가 예상 시점은 2026년이다.

하루 한 번 먹는 약으로 개발하고 있어 주사 치료가 중심인 비만 시장에서 차별성을 가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장은 “이번 FDA 희귀의약품 지정은 비만 치료 신약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라며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한 비만 질환에서 신약 상용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