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형학원 운영 중지에 생활리듬 깨져 공부에 지장 컸다"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 응시 재수생들 "고3이 더 유리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잡히지 않은 가운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16일 시작됐다.

이번 모의평가는 수능 전에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것이다.

이날 오전 서울 소재의 대형 재수학원 앞에는 시험에 응시하는 원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대부분 트레이닝복 차림에 운동화나 슬리퍼를 신은 편안한 차림이었지만 사뭇 긴장된 표정으로 시험장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재수학원 앞에는 수험생을 데려다주는 학부모들의 차량 행렬이 이어지면서 골목 일대에 잠시 교통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학원들은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원생을 일렬로 세워 입장시켰다.

서울 마포구의 한 재수학원은 출입문에 'QR코드로 체크인 필수'·'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 금지' 등의 문구가 적힌 안내문을 붙였고, 원생들에게 손 세정제를 사용하게 한 뒤 체온을 체크하기도 했다.

이날 시험을 치르러 온 재수생들은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학원 운영이 중지되면서 시험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재수생 남모(19)양은 "한 달 정도 집에서 공부하다 보니까 오늘 원하는 만큼 결과 나올지 잘 모르겠다"며 "집이라는 공간 자체가 공부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라 지장이 있었는데 카페 같은 곳에 가면 음료를 마셔야 하니까 마스크를 벗다가 혹시 코로나에 걸려 수험생활에 문제가 생길까 봐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지냈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반수를 마음먹게 되었다는 김모(19)씨는 "2.5단계 시행 이전에는 스터디 카페를 다녔는데 모의평가 직전에 2.5단계가 시행돼 집에서 공부하다 보니 리듬이 깨져 힘들었다"고 말했다.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 응시 재수생들 "고3이 더 유리할 것"
이날 학원 앞에서 만난 재수생들은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고3보다 재수생이 수능에서 더 유리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대해 크게 공감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재수생 맹모(19)양은 "재수생은 학원도 폐쇄하는데 지금 고3들은 학교라도 가지 않느냐"며 "학교에는 자습실도 있고, 또 다 같이 있어 공부할 분위기도 조성되니까 재수생이 더 유리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남양은 "저도 그랬지만, 원래 고3들은 재수생이 공부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고 생각해 자기들이 더 불리하다고 느낀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대형학원이 문을 닫는 바람에 옆에서 잡아줄 사람이 없게 된 점을 고려하면 재수생보다 고3이 더 유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꺾이지 않은 가운데 이날 다수의 인원이 모여 시험을 보는 것에 대해 감염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재수생 김모(19)군은 "이 학원에 다니는 몇백명의 아이들이 휴원 기간에 전부 다 방역수칙을 지켰다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양은 "다른 아이들이 그동안 밖에 나갔다 왔을지도 모르고 친구들이랑 놀다 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친구들 신뢰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체로 마스크를 쓰고 있겠지만 점심시간이나 이럴 때 노출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실시된 9월 모의평가는 올해 수능 난이도와 출제 방향을 파악하는 잣대가 된다.

시험은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2천99개 고등학교(교육청 포함)와 428개 지정학원에서 동시에 실시됐다.

이번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고3과 재수생 등을 포함해 총 48만7천347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