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혐의…뉴질랜드 거주하며 건강·코로나19로 미뤄져
'황제노역' 허재호 재판 1년 만에 출석하나 "8월 출석"
일당 5억원의 '황제 노역'으로 논란이 됐던 허재호(78) 전 대주그룹 회장이 기소 후 1년 만에 법정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광주지법 302호 법정에서 형사11부(정지선 부장판사) 심리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허씨의 2차 공판이 열렸다.

뉴질랜드에 거주 중인 허씨는 지난해 8월 재판 일정이 잡히자 건강상의 이유로 한차례 연기 신청을 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같은 해 10월 첫 공판기일이 열렸으나 이때도 심장질환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한국의 겨울이 지나고 난 뒤 재판을 받고 싶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며 다시 한번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허씨 측은 그동안 재판부가 허씨의 사정을 고려한 만큼 더 이상의 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가능하면 빨리 다음 재판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검찰이 앞서 허씨가 뉴질랜드로 출국한 후 수차례 소환 조사에 불응하고 재판 연기 신청을 한 점을 들어 구속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법원에 요청한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사전에 피고인이 출석할 수 없는 사정에 대한 의견서를 받았지만 사법 공조를 요청해놔서 일단 재판을 열었다.

피고인의 출석 준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비자 서류 등을 사전에 제출해달라"고 말했다.

허씨의 법률대리인인 김강산 변호사는 "전 세계적으로 항공 운항이 재개되는 추세다.

7월 중 입국이 가능해지면 자가격리 2주를 거쳐 8월 19일 재판에는 출석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허씨는 2007년 5∼11월 사실혼 관계였던 H씨 등 3명의 명의로 보유한 대한화재해상보험 주식 매각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5억여원과 차명 주식 배당금의 종합소득세 650여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허씨는 H씨가 주식의 소유자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H씨 소재가 확인되지 않자 참고인 중지 처분하고 수사를 중단했다가 2018년 말 재개해 지난해 7월 기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