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이유로 첫 재판 후 8개월 미뤘으나 이번엔 항공기 운항 중단
'황제노역' 허재호 탈세 혐의 재판 불출석…코로나19 때문
일당 5억원의 '황제 노역'으로 논란이 일었던 허재호(78) 전 대주그룹 회장의 탈세 혐의 재판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허씨 측이 심장질환을 이유로 재판을 미루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만에 두 번째 재판이 재개될 예정이었으나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16일 광주지법 등에 따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허씨의 2차 공판은 오는 17일 오전 11시 광주지법 302호 법정에서 형사11부(정지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허씨는 앞서 지난해 8월 첫 재판 일정이 잡히자 건강상의 이유로 연기해달라고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같은 해 10월 첫 공판기일이 열렸다.

허씨는 이때도 기일 변경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뉴질랜드에 거주 중인 허씨는 이날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고, 심장질환 때문에 한국의 겨울이 지나고 난 뒤 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사를 법원에 전달했다.

검찰은 허씨가 2015년 8월 뉴질랜드로 출국한 후 수차례 소환 조사에 불응하고 재판 연기 신청까지 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장을 송달받아야 재판 절차 진행이 가능한데 허씨의 국내 주소지로 보낸 공소장이 수취 불명 상태라며 우선 국외 주소지에 공소장을 송달하는 절차를 밟고 다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형사 사건 피고인이 특별한 사유 없이 재판에 불출석하거나 거주지가 불분명할 경우 재판부가 구속영장 발부 등을 통해 강제 구인할 수 있다.

허씨 측은 뉴질랜드 현지 주소지를 보정해 법원에 제출했으나 아직 공소장을 송달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는 2007년 5∼11월 사실혼 관계였던 H씨 등 3명의 명의로 보유한 대한화재해상보험 주식 매각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5억여원과 차명 주식 배당금의 종합소득세 650여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허씨는 H씨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으나 소재가 확인되지 않자 검찰은 참고인 중지 처분하고 수사를 중단했다가 2018년 말 재개해 지난해 7월 기소했다.

허씨의 법률대리인은 "한국∼뉴질랜드 직항 노선 운항이 중단됐다.

제3국을 경유한 항공편이 일부 있지만 실제 운항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항공 운항이 재개되면 다음 기일에라도 재판에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