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에 집합금지 명령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서울 이태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에 집합금지 명령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여파로 대학들이 대면강의 전환을 미루고 있다. 4년제 대학 중 75%가 1학기를 모두 온라인강의로 진행키로 하면서 학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12일 한양대는 이달 25일로 예정했던 대면강의 전환을 다음달 1일로 미룬다고 공지했다. 한양대는 지난달부터 실습·실기 과목들에 한해 대면강의를 진행해왔다. 이달 25일부터는 이론과목들에도 대면강의 전환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이태원발(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긴급히 이를 연기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양상을 보고 18일 대면강의 전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공대도 이날 긴급 공지를 내고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등교를 원하지 않는 학생은 1학기 종강까지 모든 교과목을 비대면강의로만 진행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서울대는 지난 6일부터 실습·실험 과목들에 한해 대면강의을 재개했다. 11일부터 대면강의를 시작한 한국외국어대도 학생들에게 비대면강의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20일부터 대면강의 전환을 추진하려던 경희대 역시 14일까지 코로나19 전파 추이를 보고 전환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사립 및 국공립 4년제 대학 193개교 중 145개교(75.1%)가 사실상 1학기 내내 원격수업을 유지할 예정으로 파악됐다. 145개교 중 71곳(36.8%)은 1학기 전체를 비대면강의로 확정했고, 74곳(38.3%)은 ‘코로나19 안정 시까지’ 비대면강의을 하기로 했다.

사총협에 따르면 당초 이번 주(11~15일) 대면강의를 시작하기로 한 대학들은 22개교였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 발(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이중 12개 대학들이 대면강의 전환을 미루거나 1학기 전체를 비대면강의로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주인 18∼20일에 대면수업을 재개할 예정인 대학은 15개교다. 25일에 대면수업을 재개할 대학은 8곳, 6월 1일에 대면수업을 재개할 대학은 2곳으로 집계됐다. 이미 대면수업을 시작한 대학은 23곳이다.

비대면강의가 길어지면서 등록금을 환불해달라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커져가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오는 18일부터 등록금 반환을 위한 소송인단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대넷 관계자는 “실습, 실험이 중요한 학생들은 침해당한 학습권을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대학들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