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생명보험사들이 생명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0%대까지 떨어진 미 국채 금리가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험료를 받아 운용하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폭락한 금리가 당분간 반등하기 어렵다는 관측에 따라 일부 생보사들이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최대 보험사(자산 기준)인 푸르덴셜생명은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은 30년 만기 정기보험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또 일부 상품의 사업비율을 8%에서 지난달 12%로 올렸으며, 저축성 유니버설 보험의 금리를 대폭 깎았다.

AIG생명과 내셔널뮤추얼보험, 퍼시픽생명보험, 프린시펄금융그룹 등도 보장형 유니버설 생명보험 판매를 제한하고 나섰다. 시중금리가 떨어지면 보험사가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보험사 네이션와이드 대변인은 WSJ에 “매우 낮은 이자율과 시장 변동성 증가로 보험상품 관련 헤지(위험회피) 비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생보사들은 보통 보험료를 받아 70%가량을 미 국채에 투자해왔다. 국채 금리를 기준으로 보험료와 향후 사업비 등을 얼마나 받을지 산정해온 배경이다. 하지만 지난 3월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연 0~0.25%로 인하한 뒤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도 연 1.00% 이하로 떨어졌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