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일본 대학에서 공부를 하려던 한국 학생들이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일본 대학들이 한국에서 오는 교환학생을 잇달아 막아서고 있기 때문이다.6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본 오이타대 오사카국제대 메지로대 등은 지난달 말부터 올 1학기에 교환학생으로 갈 예정인 한국인 유학생을 받지 않겠다고 대학들에 통보했다. 전날 일본 정부가 일본에 입국하는 한국인을 2주간 격리하기로 하는 등 사실상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인 교환학생을 거부하는 일본 대학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한국 대학에서 일본으로 보내는 교환학생은 한 해 20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월 기준 일본 대학에서 교환학생 등 기타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인 유학생은 2678명이다. 일본 대학은 대부분 1학기 학사 일정을 4월에 시작해 다른 국가에 비해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갈 예정이던 학생들이 코로나19 사태로 더 큰 피해를 보게 됐다.오사카에 있는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갈 예정이던 A씨는 “교환학생 취소로 사실상 1년간 강제 휴학하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세워놨던 계획을 모두 수정해야 해 인생이 꼬였다는 기분마저 든다”고 했다. 일본 대학에서 학위 과정을 밟고 있거나 입학할 예정인 한국인 유학생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방학을 맞아 한국에 돌아왔던 학생들은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일본 펀드가 추락하고 있다. 소비세 인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내수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도쿄올림픽 불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경기 반등 기대는 점점 엷어지고 있다.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2개 일본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0.98%로 집계됐다. 브라질(-12.5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익률이다. 투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1개월간 일본 펀드에서 170억원이 순유출됐다.일본 닛케이225지수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이후 이달 5일까지 8.08%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지수(-1.59%), 미국 S&P500지수(-6.25%) 등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일본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6% 하락하며 5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소비세율 인상으로 소비가 감소하고 잇단 태풍 피해로 관광객과 생산이 모두 줄었다”며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줄어든 것도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안 그래도 부진한 내수가 코로나19로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기업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월 제조업 활동은 4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위축됐다. 일본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월 최종치 48.8에서 2월에 47.8로 하락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점(50)을 10개월 연속으로 밑돌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16개월 동안 하락했던 2009년 6월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도쿄올림픽 개최가 연기되거나 최악의 경우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김보람 KB자산운용 매니저는 “올림픽 개최에 따른 투자, 관광객 유입, 내수 확대 등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올림픽 연기 등이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관건은 정부의 부양 정책이다. 일본은행의 통화 완화정책 등에 따라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한국인에 대한 사실상 입국금지 조치를 결정한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실제 환자 수가 공식 통계의 10배 수준인 1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한국의 6284명(6일 0시 기준)보다 많은 수준이다.미국 CNN 방송은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코로나19 감염자 수 통계는 실제 감염자 규모의 극히 일부만 반영된 것일 수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일 기준 일본 내 364명, 크루즈선 프린세스 다이아몬드호 내 696명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통계로는 일본 내 확진자 수가 하루 20~30명 정도만 늘어나고 있다.CNN은 일본 민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 같은 일본의 공식 통계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감염자에 비해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확진자 수가 적은 것은 일본의 검사량 자체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CNN은 4일 현재까지 일본의 검사자 수는 8111명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한국의 검사가 6일 15만 건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의 검사 건수는 한국의 20분의 1 정도다.니시우라 히로시 홋카이도대 교수는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가 공식 통계의 약 10배인 1만 명을 넘는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 후생성은 CNN 취재에 “미확인 감염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감염자 수는 3000명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다.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대책으로 한국과 중국에 사실상 입국금지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 일본 내 전문가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본 내 보수파를 고려한 정치적 효과를 노렸을 뿐 실효성이 의심되는 조치라는 지적이다.가토 야스유키 국제의료복지대 교수(감염증학)는 “신규 환자가 국내 감염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매우 한정된 효과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오시타니 히토시 도호쿠대 교수(바이러스학)도 “위험지역이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에서도 넓어지는 상황에서 이들 지역을 전부 입국 제한지역으로 묶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이번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