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펀드가 추락하고 있다. 소비세 인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내수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도쿄올림픽 불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경기 반등 기대는 점점 엷어지고 있다.
-11% 울고 싶다, 일본펀드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2개 일본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0.98%로 집계됐다. 브라질(-12.5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익률이다. 투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1개월간 일본 펀드에서 170억원이 순유출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이후 이달 5일까지 8.08%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지수(-1.59%), 미국 S&P500지수(-6.25%) 등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일본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6% 하락하며 5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소비세율 인상으로 소비가 감소하고 잇단 태풍 피해로 관광객과 생산이 모두 줄었다”며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줄어든 것도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안 그래도 부진한 내수가 코로나19로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기업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월 제조업 활동은 4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위축됐다. 일본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월 최종치 48.8에서 2월에 47.8로 하락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점(50)을 10개월 연속으로 밑돌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16개월 동안 하락했던 2009년 6월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도쿄올림픽 개최가 연기되거나 최악의 경우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김보람 KB자산운용 매니저는 “올림픽 개최에 따른 투자, 관광객 유입, 내수 확대 등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올림픽 연기 등이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건은 정부의 부양 정책이다. 일본은행의 통화 완화정책 등에 따라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