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총리가 대구 상주하며 지휘
문 대통령은 이날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열린 특별대책회의에서 “대구·경북이 복합위기지역이 되고 있다”며 “특별재난구역 선포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군과 경찰, 민간 의료인력의 지원을 포함해 국가적 총력지원 체계를 가동해 코로나19의 역내외 확산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복합위기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보다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지원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정세균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 대구에 상주하며 현장을 지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정회의 브리핑에서 나온 ‘대구·청도지역 봉쇄’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게 아니고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오해를 불식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동대구역에서 시장·소상공인 간담회로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대구·경북이 유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의 지원 의지도 전례가 없다”며 “믿고 함께 가보자”고 말했다.文 "대구·경북은 복합위기지역…정부 지원 의지 전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진원지인 대구를 전격 방문한 것은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이번주에 총력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당·정·청은 사태 수습과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무상 마스크 지급과 신천지교회 폐쇄,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을 긴급 회의를 통해 논의하고 이른 시일 안에 추진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대구를 찾아 다섯 시간여 동안 네 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취임 후 단시간에 가장 많은 일정으로 채워진 지역 방문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시청에서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 대구·경북과 함께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복합위기지역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구의료원과 대구 남구청 방문, 소상공인과의 간담회 등을 이어가며 대구 민심을 달래기 위해 공을 들였다. 분 단위로 짜여진 동선에 따라 강행군을 이어간 문 대통령은 “정부도 국민도 모두가 대구·경북과 함께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거듭 강조하며 용기를 북돋웠다. 대구의료원을 찾아 최일선에서 방역과 검진을 맡고 있는 의료진도 격려했다. 남구청을 찾아 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확진자와 가족을 위한 돌봄 휴가와 노동시간 조정, 유연근무제 혜택 등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도시 전체가 삭막해진 탓에 현장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유완식 대구의료원 원장은 인력과 물자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코로나19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는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절대다수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 물품마저 머지않아 동날 상황인 만큼 “얼마나 필요한지 묻지 말고 무조건 주시면 아껴 쓰겠다”고 덧붙였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대구 지역 가운데 재정 사정이 가장 열악하다는 점을 문 대통령에게 전하며 “제발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통령께서 마스크 500만 개를 지원해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올린다”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고위당정청협의회를 열어 피해 지역 긴급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당·정·청은 이른 시일 안에 추경을 편성하고 2차 예비비를 확보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검역법 등 처리에 주력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임차료 부담을 덜기 위해 건물주·자영업자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추경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초등학생 이하 아동이 있는 모든 맞벌이 부부 중 1인은 재택근무나 무급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과감한 행정지도와 재정 지원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호/박재원/김소현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