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1월 실업률이 2.2%를 기록했다. 27년 만의 최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다. 일본 경제가 성장하고는 있지만 이보다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역설적으로 완전고용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日 인구감소의 역설…실업률 2.2% '27년 만에 최저'
일본 총무성은 지난달 일본 실업률이 2.2%로 집계돼 10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고 27일 발표했다. 2.2%의 실업률은 1992년 10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7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 기록이다. 실업자 수도 전월 대비 15만 명 감소한 151만 명으로 1992년 12월(144만 명) 이래 가장 적었다. 반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3만 명 늘어난 6762만 명으로 8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일본 실업률은 2016년 9월 이후 단 한 달(2017년 5월)을 제외하곤 완전고용 상태라는 3%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 실업률이 낮은 것은 인구구조 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11월 유효구인배율은 전월과 같은 1.57배였다.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 수가 1.57개라는 얘기다. 일본 경제는 소폭 성장하는 데 2007년부터 인구가 줄다 보니 구직난보다 오히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게 일본의 현실이다.

일본 경제의 성장세도 완전고용에 기여하고 있다. 올 3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4% 증가했다. 미국과 같은 연율로 환산하면 일본 경제가 1.8% 성장한 것이다. 개인소비와 설비투자가 늘면서 일자리도 늘었다.

일본은 당분간 노동시장에서 ‘인구 감소의 역설’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5년 7596만 명에서 2030년 6656만 명으로 940만 명 감소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20년 이후 일본의 실질 성장률이 매년 1.2%를 유지한다면 2030년 일본의 노동력 수요는 7073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노동력 공급은 6429만 명에 그쳐 644만 명가량 일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 경제가 장기적으로 1.2% 정도의 성장률을 이어갈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이 같은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불안 때문에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 최대 경영자단체인 게이단렌에 내년도 임금을 인상해줄 것을 요청했다. 임금을 올리면 소비가 늘고 경제가 성장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