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 파일에 밑줄 쫙, 돼지꼬리 땡땡…애플도 인정한 '노트필기앱'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온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자). 이들도 시험을 앞두면 프린터 앞에 줄을 선다. 내려받은 PDF 파일(임의 편집이 어려운 문서파일)과 수업 내용을 정리한 여러 문서를 출력하기 위해서다. 종이에 줄을 긋고 메모를 남겨야 공부한 내용이 정리된다고 여기는 것은 이들도 마찬가지다.

노트필기 앱(응용프로그램) 플렉슬은 아날로그식 공부법을 고집하는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다. 한글과컴퓨터가 2017년 처음 선보였다. 플렉슬팀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따로 떨어져 나온 것은 지난 8월이다. 법인명은 서비스명과 동일한 플렉슬이다. 플렉슬은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제3회 넥스트 스타트업 어워드'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다.

플렉슬의 핵심 기술은 ‘펜 제스처’다. 플렉슬 앱으로 연 PDF 파일은 종이 노트와 다를 게 없다. 아이패드와 같이 제공하는 터치펜인 아이펜슬을 볼펜이나 형광펜처럼 쓸 수 있게 해 준다. 여기에 디지털의 강점도 더했다. 특정 단어를 선택하면 인터넷 사전으로 뜻을 찾을 수도 있다. 특정 부분 ‘복붙(복사하기와 붙여넣기)’도 가능하다.

박지훈 최고제품책임자(CPO·사진)는 “기존 앱들은 실수로 화면을 건드리는 것을 터치로 인식한다”며 “사용자의 유의미한 행동만 골라서 읽어내는 게 펜 제스처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플렉슬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10월 현재 앱스토어 누적 다운로드는 69만 건이다. 꾸준히 이 앱을 쓰는 활성 사용자도 한달 10만5000명에 이른다. 애플도 플렉슬의 성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5월 이후 애플 스토어에 전시된 모든 아이패드에 이 앱이 들어간다. 애플 스토어 전시품에 국내 기업의 노트 필기 앱이 들어간 첫 사례다.

박 CPO는 “최근 업데이트된 애플 운영체제 IOS의 특징 중 하나가 문서 두 개를 동시에 열어 작업하는 멀티윈도”라며 “애플 직원들이 멀티윈도를 설명할 때 플렉슬을 자주 활용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아이패드용 앱만 나와 있다. 아이폰 버전을 내년 1분기에 출시한다. 내년까지 안드로이드 기기로 영토를 넓히는 게 목표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효율적인 공부법을 전파하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