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美·中 무역분쟁에 성장률 0.4%P 하락"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미·중 무역분쟁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18일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찾은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한국의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의 회복 지연 등 대외 요인이 나빠진 탓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 총재는 수출이 줄면서 0.2%포인트, 투자·소비가 위축되면서 0.2%포인트 각각 성장률을 갉아 먹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부분적으로 합의하면서 무역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면했다”며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에 대해 “소비자물가와 경기만 놓고 보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화정책 여력 확보와 금융안정, 국가 경제의 득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현재 연 1.25%로 역대 최저인데 ‘제로(0) 금리’까지 낮추기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며 “중앙은행이 경기침체에 직면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과 작년에 기준금리를 각각 한 차례 인상한 데 대해 비판이 있다”며 “하지만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가 ‘2017년 9월 이후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했다’고 지난달 발표한 이후 당시 한은의 금리인상 결정이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일자 이를 해명한 것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