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약 7000억원을 조달한 지 한 달 만에 또 2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차입금을 상환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다음달 초 2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2년과 3년으로 나누기로 했다. 이르면 이달 말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쉴 새 없이 유동성 확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ABS(5000억원)와 영구채(1800억원) 발행까지 포함해 올해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약 2조1200억원(3분기까지 누적 기준)을 조달했다. 곧 발행 예정인 회사채까지 합치면 총 조달액은 2조3000억원을 넘어선다.

다만 금리 하락으로 회사채 투자 매력이 떨어진 건 우려 요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7월 2년물을 연 2.814%, 3년물을 연 3.233% 금리로 발행했지만 수요예측에 들어온 주문은 모집액(2500억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750억원에 그쳤다. 연이은 자금 조달로 회사 재무구조가 악화한 점도 부담이다.

대한항공의 총 차입금(연결재무제표 기준)은 2017년 말 14조8453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17조1790억원까지 불어났고,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557%에서 884%로 뛰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