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회장 김진호·사진)는 지난 8일 서울 양재동 향군회관에서 ‘제67주년 재향군인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향군은 기념식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박남춘 인천시장, 김홍장 충남 당진시장, 허성곤 경남 김해시장,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 등에게 향군대휘장을 수여했다. 각 지역에서 추천된 대학생 등 25명에게 향군장학금 100만원씩을 전달했다.
국내 최대 예비역·퇴역군인 단체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가 19일 ‘9·19 군사합의서’는 궁극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향군의 이 같은 발표는 평소 매우 보수적인 대북 안보관을 나타냈던 태도와 판이하게 달라 이례적이다.향군은 이날 ‘정부의 비핵화 정책에 대한 향군의 입장’이란 자료에서 최근 ‘9·19 군사합의서’에 대해 나오는 지나친 부정적인 견해가 국론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군은 “작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남·북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이래 미국의 강력한 대한반도 안보공약과 북한에 대한 압박,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평화공존정책으로 평소 대한민국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용어조차 강력히 반발하던 북한을 비핵화를 위한 남·북·미의 정상 회담으로 이끌어냈는데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특히 ‘9·19 군사합의서’와 관련해 “판문점 선언이행을 위한 군사합의서도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 추진을 위한 한 과정이다. 이를 두고 마치 군이 대비태세를 약화시킨 것으로 평가함은 적절치 않다”며 “ 우리가 핵을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의 핵을 폐기시키기 위해서는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쌍방의 협의과정이 불가피함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북한 비핵화 관련 협상에 대해선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는 보장이 있느냐’라고 의문을 기정사실화하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협상은 근본적으로 시작할 수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군사적 합의는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는 군사적 적대행위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라며 “남·북한 간 군사적 신뢰구축의 일환으로 국방부가 한·미간의 긴밀한 사전협의를 통해 국가안보에 빈틈이 없도록 심층 검토한 합의서”라고 평가했다.향군은 “ 남북군사합의 결정에 대하여 극단적이고 자극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군이 무능력한 집단으로 매도되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상실케 하거나 군을 선동하는 행위 등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 군사전문가들이 각자의 주관을 가지고 정부정책을 위한 평가를 함은 바람직하나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북한의 비핵화 추진과정에 대해 이념논리나 정치적 논리로 국가안보정책을 폄하하고 국민의 불안을 부추기는 일방적인 주장들은 남남갈등과 국론분열로 오히려 북한에 대한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진호 향군 회장은 이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만나 최근 안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향군 측은 “군사합의와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가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향군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자료를 냈다”고 전했다.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정경두 "일부 제기되는 문제·우려 충분히 보강…대비태세 변화 없다"성우회 "본말전도" 우려 표명…군사합의·안보상황 관련 입장도 전달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9일 역대 국방부 장관과 예비역 장성 등에게 남북이 체결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 이행에 관해 설명하면서 지지와 성원을 부탁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정 장관은 이날 오전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와 재향군인회를 각각 방문한 뒤 역대 국방장관을 초청해 정책설명회를 했다.그는 성우회와 재향군인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 군의 노력에 힘을 더해 달라고 요청했다.이와 관련, 유삼남(예비역 해군 대장) 성우회장은 "타 분야 남북 교류협력이 상당히 진전되고 신뢰가 구축된 이후에 군사 분야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본말이 전도됐다"고 우려를 표명하면서 '남북 군사합의 및 현 안보 상황에 대한 성우회원들의 우려'라는 제목의 성우회 입장을 서면으로 전달했다.정 장관은 이에 대해 "남북 군사합의는 과거 남북 간 논의됐던 군비통제분야에 관한 사항들의 시행에 주안을 두고 합의한 것이며, 일부 제기되는 문제와 우려는 충분한 보강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등 우리 군의 군사대비태세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면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NLL 포기 등은 사실이 아니며 국방부의 거듭된 설명에도 이를 믿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성우회 측은 전했다.김진호 재향군인회장은 정 장관이 방문한 자리에서 "남북 군사 분야 합의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평가하면서 강력한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당부했다.정 장관은 이날 용산 육군회관에서 열린 역대 국방장관 정책설명회에서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GP(감시초소) 시범철수, 비행금지구역 및 서해 완충수역 설정 등 남북 군사합의에 관해 설명했다.오찬을 겸한 정책설명회에는 정호용, 이상훈, 이종구, 권영해, 김동진, 김동신, 윤광웅 등 7명의 역대 국방장관이 참석했다.역대 국방장관들은 한미동맹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군사대비태세 유지 등에 관해 관심을 표명하면서 "남북 군사 분야 합의 이행은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고, 한미연합방위태세 및 군사대비태세가 확고히 유지되는 가운데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정 장관은 역대 국방장관들에게 "우리 군은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해 '힘을 통한 평화'를 구현할 것"이라며 "선배님들께서 염려하시지 않도록 국가안보를 튼튼히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
“솔직히 부담이 아주 큽니다. 재향군인회가 비리의 온상으로 여겨져 왔고, 전임 회장이 해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으니까요. 중차대한 시기에 회장이 된 만큼 재향군인회가 다시 믿음직한 안보조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국내 최대 안보단체인 재향군인회(향군)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김진호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75·사진)은 지난 주말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신임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열린 제36대 향군 회장 선거에서 두 차례 투표 끝에 당선됐다. 그는 이날 취임해 임기 4년8개월 동안 향군을 이끌게 됐다. 예비역으로 구성된 향군은 회비를 내는 정회원만 약 130만 명에 달한다.학군 2기 출신인 김 회장은 서울 배재고,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육군 제2군사령부 사령관, 합참의장, 민주당 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4성 장군으로 퇴역한 뒤엔 한국토지공사 사장을 지냈다.김 회장은 “군인으로서의 리더십과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을 고루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향군을 이끌고자 한다”며 “군인 리더십으로 향군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고, CEO 리더십으로 55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청산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또 “자랑하는 것 같아 쑥스럽지만 합참의장 시절 제1연평해전 승전을 봤고, 한국토지공사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3년 연속 최상급 경영평가 점수를 받았다”며 “향군 조직 운영 시 이런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 회장이 가장 크게 우려한 것은 추락한 향군 위상이다. 그는 “그동안 향군이 ‘안보 분야의 제2보루’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내분을 수습하고 시·군·구 단위 조직을 강화해 기초를 튼튼히 다지겠다”고 공언했다.향군은 2015년 4월 제35대 회장에 당선된 조남풍 전 회장이 비리 의혹으로 구속, 해임되면서 내분이 격화됐다. 지난해 4월 예정됐던 회장 선거가 후보들의 자격 논란으로 무산되는 등 1년여 동안 내홍이 계속됐다.김 회장은 “조직 혁신과 부채 감축을 위해 1차적으로는 자체 경영 구조조정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2차적으로는 보훈처와 협의해 외부 자금 수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향군이 스스로 고강도 개혁에 나서는 게 그동안 쌓인 불신을 없애는 길”이라며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꼭 해낼 것이란 각오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